문재인 대표는 전날 김종인 전 수석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호남을 대표할 또 다른 인사를 영입해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를 '투톱 체제'로 운영하면서 민심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호남의 민심을 다잡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단독 선대위원장을 한다는 전제로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며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런 입장을 재확인 했다.
그는 '더민주가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호남을 볼모로 잡아 호남을 대표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누군가. 정치인들이 자신의 목적에 따라 호남을 대표한다고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호남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저녁 자택 앞에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나는 공동선대위원장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선대위 체제를 둘러싼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불거지자 문재인 대표는 "우리당으로서는 김종인 박사를 선대위의 원톱으로 모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는 "공동 선대위원장 부분은 앞으로 외부영입이나 통합을 가정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동 선대위원장 여부는)김종인 박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두고 김 위원장에 대한 설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대위 역할을 두고도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감지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 평가결과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 의원들을 컷오프하는 공천룰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공천룰이 어떻게 짜여있는지 아직 정확하게 보지 못했다. 대략 그 정도 선에서 공천룰이 정해져 가장 올바른 선택이 될것 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것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약간의 수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존의 공천룰을 일부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지금 현재 만들어진 시스템 공천방안에 대해서 (김 위원장이) 별로 이견이 없었다"며 '공천룰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김 위원장의 말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을 한다"며 문 대표의 2선 후퇴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문 대표는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문 대표 측은 선대위 체제와 역할을 두고 김 위원장과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두 사람이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선대위 체제와 역할이 더민주의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을지 야권의 관심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