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91.6세... 의사표시 못하는 분들 많아
-‘단체거주’ 피해자들 “할머니 꼬시지 마라”
-강제동원 피해단체 공작해 여론호도 수법 판박이
-외교부 “대통령께서 지침 주셔서, 그 지침에 따라”
-朴대통령 “일본군 관여” 발언 논란...강간에 ‘관여’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 코너. 기자가 훅 파고든 뉴스의 진실 '훅뉴스' 시간,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기자 어서 오세요.
◇ 김현정> 오늘 어떤 주제 가지고 왔나요?
◆ 권민철> 먼저 준비된 음향 듣고 시작할까요?
(음향)
기자A: 아니 한 말씀만 해주시면 되잖아요?
기자B: 몰래 나쁜 거 하시러 온 거 아니잖아요. 지금 들어가신 건지만 좀 말씀해주시죠.
외교부 직원들: ....
◇ 김현정> 이게 무슨 소린가요?
◆ 권민철> 월요일 서울의 한 아파트인데요. 외교부 직원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방문하려다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입니다. 결국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줄행랑을 쳤습니다.
◇ 김현정> 기자를 발견하고 도망가요? 도둑이나 되나요?
◆ 권민철> 그러게요. 외교부 설명은 위안부 한일합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기자들과 마주치자 뒷걸음질 친 거죠. 그제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박근혜 대통령 담화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 김현정> 맞아요.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가 최상의 합의였다고 긍정 평가했잖아요?
◆ 권민철> 사실 담화내용에는 위안부 문제는 빠져 있었고, 이후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 그렇게 답변한 거였죠. 그 부분 들어볼까요?
(음성)
아주 어려운 문제였다. 그런 어려운 문제를 아주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그런 어떤 것을 받아내서 제대로 합의되도록 노력한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권민철> 아까 외교부의 좀 떳떳한 모습과는 언밸런스죠. 오늘 훅뉴스는 이 불균형 속으로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외교부가 몰래 만나려던 사람은 누구였나요?
◆ 권민철> 피해자들은 ‘나눔의집’같은 쉼터에서 단체 생활하는 분들, 또 개별적으로 사는 분들로 나뉘는데, 이번에 외교부가 만나려던 사람은 개별적으로 사는 분들입니다. 33분이 개별생활 중이신데, 공개되지 않은 4명을 뺀 29명을 저희가 전수조사해 봤더니 평균 연령이 91.6세였습니다. 대부분 노환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고 의사표시도 못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대협 안선미 팀장입니다.
(음성)
그런데 의사소통이 어려운 분도 있어요. 그래서 이 상황 자체가 답답한 상황이고요.
◇ 김현정> 이분들은 쉼터에서 단체 생활중이신 분들 상황과는 다르네요?
◆ 권민철> 그렇죠. 쉼터에 있는 분들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건강하신 편입니다. 의사도 분명하고, 그래서 그제 수요집회 때도 여섯 분이나 나와서 외교부 행태를 비난했거든요. 김복동, 이옥선 할머니의 목소리입니다.
(음성)
속이 아프고 말을 못하고 있는데, 자기네들끼리 속닥속닥 해 놓고는 타결했다고. 그래놓고는 방문해가면서 할머니들 꼬시려고 다닌다고 그러데.(김복동) 피해자를 속이고 입을 막으려고 하고, 안되지요(이옥선)
◇ 김현정> 외교부가 강경한 분들 놔두고 상대하기 쉬운 분들을 만나러 다닌다. 그렇게 보는 건가요?
◆ 권민철> 그렇죠.
◇ 김현정> 왜 그렇죠?
◇ 김현정> 일본 정부도 과거에 그랬다는 거에요?
◆ 권민철> 일본 정부, 93년 고노담화에 근거해 반민반관 성격으로 국민기금(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란 걸 조성했거든요. 근데 피해자들이 법적책임 인정 없는 지원은 안받겠다 이렇게 하자,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을 개별 접촉하며 지원을 받으라, 종용해서 물의를 일으킨 바가 있었거든요. 최봉태 변호사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음성)
국민기금에서 그 돈 받으라고 피해자들 찾아다니느라고 아주 갈등이 많았거든요. 일본이 했던 행위를 우리 외교부가 하면 똑같은 일을 하는 건데 그리 해서는 안되죠. 피해자들 분열시키고 이간질 시키는 것은 할머니들한테 상처를 주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결국 외교부가 이번에 한일간 합의한 지원금 100억원 수령을 종용하려고 그런 거다?
◆ 권민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두 번째 의도는 뭔가요?
◆ 권민철> 여론 대응 차원 아니냐는 겁니다. 어차피 생존 피해자가 46명밖에 안되는데 결국 숫자 싸움이거든요. 만약 있지도 않은 찬성론자를 만들면 여론이 수그러들 수 있겠죠. 실제 그런 작업이 목격되곤 합니다.
◇ 김현정> 그러고 보면 이 시간에 여야 외부영입 인사 1호들과 토론회 했었어요?
◆ 권민철> 새누리당 최진녕 변호사, 할머니들 의견이 나뉜다고 했다가, 여론을 호도한다는 비판을 받았죠? 그 부분 다시 들어볼까요?
(음성)
할머니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이 정도로는 됐다 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만장일치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그런 기본적인 스탠스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거기에 있는 할머님들 중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시는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
◆ 권민철> 이런 식으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공작해서 여론 물타기한 수법은 과거에도 있었거든요.
◇ 김현정> 지난주 훅뉴스에서 강제동원진상조사위원회, 소멸 과정 살펴볼 때도 그런 사례가 있었죠?
◆ 권민철> 맞습니다. 피해자 단체 31개 가운데 29개가 반대한다고 국회에 허위보고해서 결국 위원회를 없앴잖아요. 위안부와 관련해서도 정부로서는 피해자들 목소리가 매우 부담스러울 겁니다.
◇ 김현정> 맞아요. 그래서 어제 경찰이 정대협을 수사한다는 이런 보도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 권민철> 그렇죠. 피해자와 단체들 목소리를 어떻게든 틀어막는 게 관심사였을 겁니다. 정대협 윤미향 대표, 어제저녁 시사자키 출연했는데 들어보시죠.
(음성)
피해자들과 저희 정대협이 중심에 서서 반대하고 있는 이 목소리가 지금 현 한국 정부의 그런 정책과 반대되는 목소리여서 그런 뜻밖의 정책을 새로 내건다면 저희들은 역시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어떤 탄압, 그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 김현정> 신고한 인원보다 많아서 불법집회다, 이렇게 수사한다는 거잖아요? 외교부에 경찰까지 위안부 피해자들 통제에 나선 거 아니냐? 이런 사정 때문에 대통령도 담화 때 그렇게 자신감 내보였던 거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네요?
◆ 권민철> 다시 외교부 이야기 이어가자면요. 대통령으로선 외교부가 든든할 겁니다. 왜냐면 시키는 대로 착착 해주기 때문이죠. 이번 합의도 사실 대통령이 연내 매듭지어라 그렇게 하니까 외교부가 그렇게 작업한 겁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한일합의 다음날 ‘쉼터’ 방문 때 내뱉은 말 중에 그런 대목이 실제로 들어있습니다.
(음성)
대통령께서도 그렇기 때문에 올해가 물론 한일수교 50주년인 점도 있지만 더 돌아가시기 전에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이 문제를 어떻게든지 조금이라도 결말을 짓는다고 그럴까 해결을 하는 게 좋겠다는 지침을 저희한테 주신 거고 그런 지침에 따라서 저희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결국 대통령 의중에 따라 일단 합의하고, 할머니들이 반대하니까 어떻게 보면 뒷수습하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 권민철> 그렇다고 봐야겠죠. 사실 외교부는 합의를 위해 피해자들을 작년에만 15번 만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 금시초문이라고들 해요. 이옥선 할머니 음성 들어보시죠.
(음성)
할머니들 몰래 이렇게 해가지고 할머니들 어르고 결국 우리 정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 팔아먹으려 한거지. 이거 얼마나 우리가 억울하고 분합니까.(이옥순)
◇ 김현정> 그렇다면, 최상의 합의였다는 대통령 발언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권민철> 박 대통령의 그 발언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협정으로 일제피해 덮은 걸 그 이후의 정부가 풀려고 애쓴 걸 간과한 발언입니다. 또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식으로 표현 했지만 역시 문제가 있어요. 강간범이 강간에 ‘관여’했다고 표현하지는 않잖아요?
◇ 김현정> 사실 어제도 일본 여당 정치인이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망언을 했잖아요? 일본이 진정으로 사죄했는지 늘 의문인데, 여기에 우리 정부 인식도 이렇게 안일하다면 참으로 큰일이 아닐 수 없어요.
◆ 권민철> 더욱이 이번 합의가 ‘불가역적’ 이잖습니까? 위안부 문제 실상이 어땠는지, 알지도 말고 꺼내지도 말자는 것이죠. 그러면 역사적 진실은 덮이고, 일본 역사에도 이 위안부 부분은 영원히 지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우리국민들의 인식이, 정부의 인식 대통령의 인식과 차이가 크다는 여론조사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래저래 절망감이 더 커지는 아침입니다. 권민철의 훅뉴스 였습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