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정부 국정 예산, 지자체 떠넘겨선 안 돼
- 서울시와 성남시 청년정책 실험, 지원해야
- 청년수당이 포퓰리즘? 유권자 판단에 맡겨야
- 선거 앞둔 분열의 정치, 좋은 정치 아냐
- 분열 지도자는 총선뿐 아니라 대선도 어려워
- 소선거구제의 한국정치, 헌법구조가 양당제
- 우리 현실에서 다당제로는 총선 민의 왜곡돼
- 김종인, 경제민주화의 일관된 길 걸어온 분
- 대표 정치인 성장 약속지켜 대권 도전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희정 (충남도지사)
◆ 안희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유쾌한 얘기로 시작을 해야 되는데 구제역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죠?
◆ 안희정> 그렇습니다. 해마다 구제역 소식이 들려서 여러 가지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지금 전북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을 해서 바로 옆동네까지 왔기 때문에, 작년 생각을 하면 긴장하고 대비책 세우고 그러실 것 같아요.
◆ 안희정> 그렇습니다. 현재 스탠드 스틸이라고 해서 이동금지 조치를 지금 취하고 있고요. 그리고 역학조사에 따라서 각 농가별 방역과 백신 접종 상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더 이상 확산 없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고요. 충남 도정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도정 계획을 제가 쭉 살펴보다가 제가 놀란 것이, 보통은 도정 계획 하면 경제살리기, 복지정책 활성화, 이런 항목부터 보이기 마련인데, 충청남도는 2016년 도정의 가장 큰 카테고리로 ‘여성과 소수자 중심의 도정을 편다’, 그러셨네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안희정> 지난해에 저희 충청남도는 ‘경제산업비전 2030’ 발표를 통해서 지역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제산업정책을 되짚어본 바 있습니다. 올해는 여성과 소수자 및 인권의 관점으로 도정을 다시 살펴서 도정의 품질을 다양한 시각에서 도정의 품질을 높여보자는 취지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경제는 어느 정도 틀을 잡았다면 이번에는 인권문제, 소수자 문제 좀 살펴보자 이런 의미세요.
◆ 안희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지방자치와 관련해서 중앙정부와 연관된 조금 복잡한 현안도 있습니다. 만 3세에서 5세 아이들. 그러니까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댈 것인가. 이거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방교육청이 서로 탓하고 있는데, 이거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 안희정> 아무래도 이제 중앙정부가 기존의 누리과정 예산뿐만 아니라 지방의 일반적인 노령연금에서부터 각종 박근혜 정부의 국정 정책과 관련돼서, 지방자치단체에 재정을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정책들을 그동안 많이 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제 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간에 자꾸 불편한 일이 벌어졌었는데요. 이번 건도 좀 더 교육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논의를 해서 안들을 좀 만들고 국민들께 좀 걱정을 덜 끼쳤으면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논란거리들을 얘기하다 보니까 이 문제도 하나 떠오르는데, 서울시의 청년수당, 또 성남시의 청년배당. 이게 다 지자체가 청년들한테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그런 문제인데, 중앙정부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반대 입장입니다. 충청도, 충남지사는 어떻게 보세요?
◆ 안희정> 그것 역시 지방자치제도와 지방자치 정신에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가지 실험과 도전에 대해서는 오히려 중앙정부가 응원하고 지원해 주는 쪽으로 생각을 하면 어떨까.
◇ 김현정> 실험과 도전으로 봐야 한다, 할 수 있어서 하겠다는 것을 막지는 말아라, 이런 말씀이세요.
◆ 안희정> 그렇습니다. 다양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개혁적인 정책들이 좀 더 효과를 다양한 형태로 실험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정부의 정책 품질을 높이는 데 좀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그런 정책들의 시도들에 대해서 이렇게 응원하는 쪽으로 마음을 가지면 어떨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일종의 포퓰리즘 아니냐, 대권 생각해 가지고 표밭 다지기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나오거든요, 청년들한테 돈을 주는 문제에 대해서는.
◆ 안희정> 그것은 주권자들께서 판단을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을 해요. 그 문제를 중앙정부가 너무 감독하려고 하는 입장에 서는 것은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는 중앙정부의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니다. 결국은 국민들이 다 그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 표로서 심판할 테니까, 일단 도전하려고 하는 것은 좀 도전하게 둬라, 이 말씀이세요.
◆ 안희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도지사님, 지금 더불어민주당 당적이 있는 분이니까요. 제가 어지러운 야권 상황을 논하지 않고 갈 수가 없는데, 당 생각하면 많이 답답하시죠?
◆ 안희정> 마음이 무겁습니다.
◇ 김현정> 무거우시죠. "탈당 안 된다, 당 흔들지 말아라 다수결에 승복해야 한다" 이런 호소를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마는, 지금 당 상황을 보면, 탈당을 해서 국민의당, 안철수 신당으로 이동한 의원이 벌써 13명이고요. 다음 주에 예견된 인사들까지 합하면 20명 원내교섭단체 수준까지 될 것 같다, 이런 얘기가 나오네요. 이 분열 상황 어떻게 보세요?
◆ 안희정> 야권의 분열은 또 야권의 또 단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직면하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결과적으로 그 어떤 정치 지도자들이든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성장하고 대한민국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당장의 선거를 앞두고 자기의 견해, 노선을 갖고 선거의 공간 내에서 분열된 이야기들을 하곤 합니다마는, 그건 좋은 정치라고 볼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좋은 정치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 말을 빌리자면 그렇습니다. ‘낡은 진보를 붙들고 그냥 앉아 있다가 총선 지느니, 야당은 지금 외부로부터의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 양당체제로 안주할 게 아니라 3당 체제 만들어서 국민들 선택의 폭도 좀 넓히고 야당도 서로 선의의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게 다음 정권교체를 생각할 때 유리한 구도다’, 이런 주장인데요.
◆ 안희정> 정당정치가 다당제의 형태로 운영되어지는 나라도 있습니다. 다당제는 중선거구제라든지 아니면 결선투표제라든지 이런 다양한 선거제도가 기반이 될 때 성립됩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소선거구제, 출마자 중 한 명만 당선되고 또 결선투표도 없이 한 번 투표로써 대통령이 당선되고 결정되는 이런 선거와 권력구조 내에서는 야당의 분열이 결과적으로 초래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번의 선거는 집권당과 집권당을 견제하기 위한 건강한 야당, 이렇게 해서 튼튼한 야당과 집권당이 함께 국정을 운영하도록 우리의 헌법구조는 설계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양당체제로.
◆ 안희정> 따라서 이 선거도 집권당에 대해 심판과 평가를 하고자 하는 유권자와 현재 집권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구도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야당이 분열되게 되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민의가 좋은 결과로 나올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비단 그것은 총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서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될 것이다, 이런 말씀. 안철수 의원이 ‘이번 총선보다 다음 대선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대선도 어려울 것이다, 이대로는. 그렇게 보시는 거네요.
◆ 안희정> 네. 그리고 어떤 올바른 노선과 정책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입니다. 정당 지도자들이 단결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박원순 시장하고 제가 인터뷰를 했을 때가 안철수 의원 탈당한 직후인데, 그때도 박원순 시장은 여전히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 사이 중재에 다리를 놓고 싶다. 다시 함께하셔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그러니까 안 지사님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시는 거네요.
◆ 안희정> 네. 어떤 경우든 야당과 진보 진영이 힘을 모아서 국민 여러분들께 국정 운영의 튼튼한 야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다른 의견은 없습니다.
◇ 김현정> 당이 어떻게 위기에서 벗어날까, 이제 해법들을 찾고 있는 중에, 어제 나온 뉴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더민주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이거 많이들 놀랐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런데, ‘박 대통령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했던 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박 대통령 만든 1등 공신을 더민주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건 좀 희한하다. 좀 모양새가 어색하지 않느냐’ 이런 의견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세요?
◆ 안희정> 김종인 수석께서는 금융실명제라든지 토지공개념, 이런 개혁적인 정책들을 일반화하시고 시행을 하셨던 분입니다. 또한 지난 대선 때에는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주제를 우리 여야를 불문하고 우리 한국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셨던 분이어서, 저는 정책의 개혁성이나 어떤 내용으로 봤을 때 더민주당에서 충분히 영입할 수 있는 분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성향으로 봤을 때는, 그러면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의 선대위원장 갔던 것이 더 희한한 일이지, 지금 더민주의 선대위원장으로 오신 모양새가 희한한 게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성향상.
◆ 안희정> 오히려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개념을 놓고 보면, 더민주당에서 충분히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오히려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화라는 공약과 복지정책의 확대를 약속하셨던 현 박근혜 대통령님과 박근혜 정부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경제민주화 공약은 잘 만들어놨는데 지금의 정부가, 김종인 위원장이 떠난 그 정부가 그걸 안 지키는 게 문제다, 만들어놓은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 없는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안희정> 경제민주화 같은 주제를 끊임없이 지난 20여 년 동안 주장해 오셨던 김종인 수석님의 입장에서 보면, 당신께서는 일관되게 행보하고 계신 거 아닌가 그렇게 보이는데요.
◇ 김현정> 일관된 행보다. 그런데 그때 만들어놓으셨다가 지금 박근혜 정부가 잘 안 하고 있으면 가서 질책하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왜 안 하시냐고.
◆ 안희정> 글쎄요, 저도 나중에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대권 도전에 대한 꿈은 여전히 확고하신 거죠?
◆ 안희정> 제가 2010년, 2014년 도지사 선거 때 그렇게 암묵적으로, 도민 여러분들께 ‘열심히 성장하고 또 배워서 충청남도 내지는 대한민국의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드렸는데.
◇ 김현정> 약속하셨었어요.
◆ 안희정> 더 열심히 정진하고 또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안희정 지사님, 오늘 고맙습니다.
◆ 안희정>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안희정 충남도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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