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창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의심축이 구제역으로 최종 확정되자 농가들은 외부인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며 방역에 힘쓰고 있다.
구제발병 농가에서 4km쯤 떨어진 한 축산 농가는 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도로에 석회를 뿌리는 등 행여나 구제역 불똥이 튈까 좌불안석하는 모습이다.
취재진 접근하자 멀찍이 서서 용건만 말하라는 등 경계의 기색이 역력했다.
현실로 닥친 구제역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지만 일부 농민들은 수천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해야 하는 농가에 대한 안쓰러움도 드러냈다.
구제역 발병농가 인근에서 한우를 키우는 B 씨는 "살처분할 구덩이를 파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속이 울컥한다"며 "그동안 애지중지해서 키운 것을 땅에 묻으려니 주인 마음은 어떻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창지역 주민들도 2014년 1월 고창군 소재 종오리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악몽이 다시 나타날까봐 걱정하고 있다.
주민 신모 씨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했을 때 지역경제가 휘청거렸고, 설 명절에 즈음했기 때문에 고향에 안 온 사람도 많았다"며 "부디 구제역이 조용히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