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남 지사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개월치를 우선 편성해 급한 불을 끄고, 이후에도 해법을 찾지 못하면 경기도가 모두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더민당은 이번 누리과정 사태 해결을 위해 1년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5천여억원을 경기도 예산안에 모두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 지사가 제안한 2개월치가 아닌 1년치를 모두 도가 부담토록 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남 지사 입장에서는 더민당의 이 '카드'를 받을 수도 안받을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다.
더민당의 제안을 받는다면 최악의 경우 5천억원 전부를 경기도가 부담하게 되고, 안받는다면 책임지겠다고 한 약속을 져버리는 게 되기 때문이다.
더민당 A 의원은 "누리과정의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우선 보육대란을 막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남 지사가 책임지겠다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5천여억원을 경기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이 더민당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민당 B 의원은 "지난 12일 박 대통령 담화를 보면 중앙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당 내부적으로 최대한 도민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러 가지 출구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도의회 더민당 입장에서는 누리과정 문제를 중앙 정치권의 문제로 국민적 관심사를 끌어올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경기도 한 고위 관계자는 "경기도가 책임지겠다는 것은 교육청의 재정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이후에 부족분에 대해서 부담하겠다는 의미"라며 "경기도가 무조건 5천억원 전부를 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