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전망치 3.2%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 장민 조사국장은 신흥국 경기부진 등의 대외요인이 하향조정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초 중국 증시 폭락으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 불안,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전망치가 2%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었으나 3%대에 턱걸이했다.
한은이 실리보다 명분을 선택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2.6%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생각보다 부진했다. 문제는 올해 국내외 경제상황이 작년보다 더 좋지 않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도 성장세 회복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국제유가도 급락하고 있다. 악재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악순환을 확대재생산 하는 양상이다.
작년보다 경제가 더 호전되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은은 3% 성장을 전망했다. 이는 한은의 전망치가 틀릴 확률, 즉 실적치와의 오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한은의 전망이 실제 성장률과 괴리가 너무 크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은으로서는 3%대 성장전망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성장률 3%대를 포기하기 않았다. 이는 경기전망이 틀린데 따른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3%가 갖는 상징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만약 한은의 전망이 2%대로 떨어지면 올해 우리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 경기회복이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한은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성장률 전망은 실제 성장률을 도출할 때의 통계 개념과 차이가 있다. 장민 조사국장은 “전망치는 숫자로 내는 통계가 아니고 전체 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에 따라 전망치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은의 전망치 3%에는 재정과 통화정책 등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을 전망치에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이 추정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 3~3.2%인 점을 감안하면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 회복 노력에 집중한다면 3%대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바람이 녹아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