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는 구강청결제를 쓰지 않는다

"아무리 무해해도 합성제품" 올바른 칫솔질에 치실, 치간 칫솔만 해도 구강관리 'OK'

#. "구강청결제요? 제가 치과의사지만 구강청결제 안 써요. 제 주변 동료 의사들도 아마 쓰는 사람 거의 없을 거예요. (가글하고 싶을 때) 그냥 맹물로 입안 헹구고 말죠. 치과의사 중에 구강청결제 루틴하게(일상적으로) 쓰는 사람 거의 없을거에요." [강남N치과 R원장]

현직 치과의사한테 구강관리 방법 중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지 묻자 돌아오는 대답이 의외다. 구강청결제 대신 맹물로 가글한다고 한 것.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일반인도 특별한 구강질환이 없으면 굳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대신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치간 칫솔사용을 강조하고 싶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치실 : 가는 실을 이 사이에 넣어 닦는 제품 / 치간 칫솔 : 칫솔 끝에 작은 솔을 치아 사이에 넣어 닦는 제품)

다시 말해, 구강청결제로 입안 세균 잡을 생각말고 정확한 칫솔질로 치아 구석구석에 붙어있는 이물질(프라그) 제거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몇 명의 다른 치과의사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봤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하다. 그들 역시 입안 세균 억제나 구강관리를 위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구강청결제 사용여부를 치료에 따라서라고 선을 그었다. 이유가 뭘까.

◇ 구강청결제, 양치 대체가 아닌 보조수단

(자료사진)
구강청결제는 칫솔질이 아닌 화학적인 작용을 통해 입안에 청량감을 주면서 충치와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구강위생관리 보조용품 중 하나다. 휴대가 간편해 칫솔질할 수 없거나 개운한 입안을 원할 때 주로 사용된다.

과거 양치를 하지 못할 때 대용으로 사용하던 때와 달리 최근에는 입안 세균 억제와 구취 제거, 잇몸질환 예방 등 구강건강관리의 목적으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구강청결제는 구강 내 질환이나 수술 등에 쓰이는 '전문의약품'과 입속 세균 제거 및 프라그 제거 등 구강질환 예방목적인 일반 '의약외품' 등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우리가 보통 마트,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해 사용하는 제품이 '의약외품'에 해당한다.

구강청결제는 가글 형식이라 치아 표면을 닦아내는 칫솔질 역할을 온전하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불소 등 화학물질에 항균 및 살균 성분이 포함돼 있어 충치와 잇몸병을 예방하고 구취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건 분명하다.

그런데도 치과 전문의들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강청결제의 장기사용은 권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구강질환이 없는 사람이 오랜 기간 사용하게 되면 알코올 증발로 인한 구강 건조증, 높은 알코올 농도에 인한 입안 점막 손상, 치아 변색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 뿐만 아니라 구강청결제 속에는 아무리 농도가 낮아도 화학합성물이 남아있으니 인체에 좋을 리 없다. 입속 유해 세균 제거도 구강청결제 장기 사용시엔 정상 세균까지 제거해 면역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크다.

헤세드치과 노희정 원장은 "칫솔질을 잘해도 치석이 생기듯 구강청결제를 쓴다고 해서 모든 균이 100% 완벽하게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구강청결제에 뮤탄스균(치아 부식 유발균)에 대한 살균작용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니 구강청결제에 의존하는 습관은 없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 스마트 이미지 제공)
뉴연세치과 류성용 원장도 "구강청결제는 아무리 인체 무해한 성분이라 할지라도 합성화학물질로 이뤄진 제품이니 인체 잔류하게 되면 좋을리 없다"며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고 올바른 칫솔질로 충분히 양치를 하고 치실과 치간 칫솔을 생활화 하는게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치과 전문의 역시 정기적인 구강검사와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올바른 양치법으로 구강관리를 하는게 좋다는 의견이다.

세균 제거가 아닌 구취 제거를 목적으로 구강청결제를 사용할 시 무알코올 성분의 전문 구취 제거 제품을 사용하는 게 도움된다. 또 입 냄새가 심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구강청결제를 쓰기보다는 컨디션 조절 및 생활태도를 체크해가면서 구취제거를 고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치과 검진 후 구강청결제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개인이 가서 (의약외품)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부작용을 겪을 우려가 훨씬 더 크니 반드시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거나 구강검진 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할 시 사용량은 10~15㎖를 입안에 머금고 30초 정도 가글한 후 뱉어내면 된다. 가글후에는 30분 정도 음식물 섭취를 금지해야 하는데 그 이유가 구강청결제는 다양한 종류의 화학성분이 함유돼 있기때문에 음식물 섭취시 입에 잔류하는 화학성분을 같이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 부작용 없는 천연 구강청결제

무알코올 성분의 구강청결제라 할지라도 시판 제품은 어쨌거나 합성화학물질이 들어갔다. 합성물질에 의한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천연 재료를 이용한 구강청결제를 직접 만들어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주부 신예랑(47)씨는 요즘 생강을 이용해 천연 구강청결제를 만들어 부담 없이 쓰고 있다. 생강이라 자극적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기우였다.

그는 "시중에 파는 구강청결제는 마지막에 물로 헹구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입안에 남아 있으면 뭔가 계속 찝찝하고 잔류 느낌에 불안했는데 생강은 그런 걱정이 없다. 생강 특유의 진항 향도 데우는 과정에서 많이 날라가 연해진다"며 "무엇보다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라 부담 없이 만들어 쓴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생강으로 천연 구강청결제 만들기]
생강은 향균과 향취의 효능이 있어 구강청결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만든 구강청결제는 냉장보관한다.

① 생강을 물에 3~4시간동안 물에 담가 놓는다.
② 생강의 껍질을 벗긴다.
③ 생강과 물을 1:2 비율로 믹서에 넣어 곱게 간다.
④ 갈린 생강을 체에 거른 후 약한 불에 살짝 데워준다. (끓이지 않고 데워준다)
⑤ 가장자리가 끓어오르기 직전에 불을 끈다.
⑥ 불을 끈 후, 레몬을 살짝 넣는다.

▲ 생강 효능

생강의 '진저베렌'이라는 성분이 항균, 향취의 역할을 함으로써 냄새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없애주기 때문에, 생강차로 입 냄새 제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밖에 생강은 소화가 용이해 장운동을 촉진 시켜주고 각종 병원성 균에 대해 강한 살균작용이 있으며 감기예방 및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 레몬 효능

비타민 C가 풍부한 레몬은 피부예방, 감기 예방, 피로회복, 괴혈병 예방, 살균, 소독, 모세혈관 강화 등에 효과가 있다.

생강으로 구강청결제를 만드는 방법이 번거롭다면 죽염가글 방식도 있다. 소금물 가글이라 생각하면 쉽다.

이롬치과 안홍헌 원장은 "집에서 천일염이나 죽염 등의 소금을 이용해 소금물을 만들어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소금물로 가글을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말했다. 죽염이 충치와 치주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학계에서도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혹시라도 죽염을 이용해 양치한다면 결정체가 고운 입자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굵고 거친 입자를 무작정 입 안에 넣고 문지르면 상처를 낼 수 있으니 입자가 굵을 경우 물에 타 가글을 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또 소금물 가글 역시 너무 자주 하면 좋지 않으니 일주일에 5회 정도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올바른 양치 순서]
(사진=스마트 이미지 제공)
양치질할 때는 치아 면을 따라 옆으로 닦는 것이 아닌 칫솔을 회전시키며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쓸어내리는 느낌으로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 치아와 잇몸 : 잇몸 깊숙이 칫솔을 넣고 잇몸부위에서 치아의 씹는 면을 향해 손목을 돌리면서 쓸어준다. 칫솔을 회전시키며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쓸어내리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 좋다. 치아와 잇몸 경계부위는 부드럽게 닦아주는데 너무 힘줘서 세게 닦으면 시 치아의 목 부분이 패여 시린 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앞니의 안쪽 : 앞니의 안쪽은 칫솔을 곧바로 넣고 치아의 경사를 따라 입안에서 밖으로 큰 원을 그리듯이 훑어낸다.
- 어금니의 씹는 면 : 어금니의 씹는 면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이며 닦아준다.
- 구강 내 모든 치아(28~32개) 골고루 다 닦으려면 닦는 순서를 마음속으로 정해 놓고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윗니 바깥쪽, 윗니 안쪽, 아랫니 바깥쪽, 아랫니 안쪽, 위아래 씹는 면, 혀와 입천장, 구강 내 뺨 쪽 점막 등을 순서로 정하면 양치 시 무심코 지나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한 부위를 10번 정도 닦는다면 아마 적어도 5분은 걸린다.

치과 전문의 류성용 원장은 "만약 올바른 칫솔질이 어려우면 차라리 하루에 한 번만 칫솔질하되, 잠자기 전에 10분 이상 칫솔질을 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바른 칫솔질법에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