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경쟁' 오승환, 세인트루이스 셋업맨 맡을까?

오승환. (사진=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제공)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불펜이 강하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2.82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ESPN도 최근 불펜 랭킹을 꼽으면서 세인트루이스를 6위에 올려놓았다. ESPN은 "조나단 브록스턴과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담을 덜어줬다. 로젠탈은 지난해 8월 13경기에 등판한 뒤 9월 난조를 보였다"면서 "조던 왈든이 어깨 부상으로 12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미겔 소콜로비치, 미치 해리스가 공백을 잘 메웠다"고 평가했다.


그런 세인트루이스에 오승환이 합류했다.

오승환은 1+1년 최대 1100만 달러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연봉 500만 달러로 셋업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연봉 500만 달러는 한 때 마무리로도 활약했던 브록스턴(375만 달러)보다 높은 금액이다. 무엇보다 세인트루이스 나머지 핵심 불펜들은 대부분 5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는 만큼 오승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무조건 셋업맨을 맡을 거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세인트루이스도 곧장 움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불펜은 케빈 시그리스트(81경기), 세스 매네스(76경기), 랜디 초트(71경기), 카를로스 빌라누에바(35경기), 맷 벨라일(34경기)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여기에 소콜로비치, 해리스가 가세했고, 브록스턴도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합류했다.

*세인트루이스 주요 불펜의 2015년 성적(마무리 로젠탈 제외)

케빈 시그리스트 81경기 74⅔이닝 평균자책점 2.17
세스 매네스 76경기 63⅓이닝 평균자책점 4.26
랜디 초트 71경기 27⅓이닝 평균자책점 3.95
카를로스 빌라누에바 35경기 61이닝 평균자책점 2.95
맷 벨라일 34경기 33⅔이닝 평균자책점 2.67
조나단 브록스턴 26경기 20이닝 평균자책점 2.66(세인트루이스 성적)
미겔 소콜로비치 28경기 29⅔이닝 평균자책점 1.82
미치 해리스 26경기 27이닝 평균자책점 3.67

그야말로 빈 틈이 보이지 않는 불펜이다.

일단 8명 가운데 빌라누에바와 초트, 벨라일 등 3명은 FA로 풀렸다. 빌라누에바는 35경기에서 61이닝을 던진 롱릴리프였다. 초트는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다. 벨라일도 경기당 1이닝 정도 소화했다.

오승환의 셋업맨 경쟁자는 시그리스트, 브록스턴이다. 메이저리그 3년 차인 시그리스트는 8회에 주로 나서 7승1패 6세이브를 기록했다. 경쟁자 중 유일한 좌완이라는 점도 경쟁에서 조금 유리한 점이다. 브록스턴은 통산 118세이브를 기록한 정상급 마무리였다. 최근 주춤했지만, 세인트루이스 이적 후 평균자책점 2.66으로 부활했다.

여기에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조던 왈든도 가세한다. 시즌 막판 복귀한 왈든 역시 2011년 32세이브를 기록한 정상급 불펜 투수다.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그리스트가 95.18마일, 브록스턴이 96.35마일, 왈든이 97.46마일이었다. 물론 구속만 놓고 보면 다들 오승환보다 빠르다. 오승환의 평균 구속은 92~3마일 수준. 하지만 오승환은 흔히 말하는 볼 끝이 좋다. 오승환의 패스트볼이 '돌직구'라고 불리는 이유다.

과연 오승환은 4:1 경쟁을 뚫고 셋업맨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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