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대북제재 ▲대내·외 경제위기에 따른 쟁점법안 ▲일본군 위안부 협상 ▲누리과정 예산 ▲국정 역사교과서 등 현안과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1시간 30여분 동안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 "사드, 우리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
- 북한이 핵실험을 할지 군도 국정원도 몰랐다고 한다. 5차 핵실험을 준비한다면 미리 알 수 있나.'우리도 공포의 균형을 위해 핵을 가져야 한다',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동안에도 한미정보 당국에서는 북한 수뇌부의 결심만 있다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 예측을 이번에 좀 못 했는데 지난 3차 핵실험과 달리 어떤 특이한 동향을 나타내지 않고 핵실험을 해서 그 임박한 징후를 우리가 포착 못 했다.
지금 전술핵을 우리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오죽하면 그런 주장하겠느냐.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쭉 국제사회와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국제사회와의 약속 깨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미상호방호조약에 따라서 미국 핵우산을 제공 받고 있고, 또 2013년 10월부터는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서 한미가 공동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꼭 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드와 관련해서는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나갈 것이다.
◇ "중국, 더 적극적인 역할 기대"
- 과거 북한의 3차례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 조치를 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됐다. 이번에 중국이 북한을 제재하는데 있어 제대로 된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 지금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한미 간 긴밀히 조율·상의하고 있다. 중국과도 초안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 중에 있다. 그동안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아프게, 변화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다 없지 않겠나.
한반도 핵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확고한 자세로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불용 입장을 중국은 밝혀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여태까지 그렇게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대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위안부 합의, 피해자 요구 충실히 반영한 결과"
-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일본은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합의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는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피해 할머니들과 어떤 소통을 했나.
▲협상이라는 것은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어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 이 문제가 제기되고 지난 24년간 역대 어떤 정부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심지어 포기까지 했던 아주 어려운 문제였다.
그런 어려운 문제를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받아내 제대로 합의가 되도록 노력한 것은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느냐 하면 작년에 아홉 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셨고 46분에 남지 않았고, 평균 연령이 89세에 달한다. 시간이 없다. 한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사과 받고 마음의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는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그간 노력했다.
협의가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작년만 해도 외교부 차원에서 지방 곳곳을 다니며 15차례 관련 단체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노력했고 다양한 경로로 그분들이 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그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3가지였다.
첫째는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것을 확실히 밝혀 달라. 둘째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 있어야 한다. 셋째 일본 정부의 어떤 돈으로 피해 보상해야 한다는 점 3가지로 요약됐다. 이번 합의는 그 3가지를 충실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결과를 놓고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책임 있는 자리 있을 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조차 못해놓고 이제와서 무효화 주장을 하고 정치 공격 빌미로 삼는 것은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소녀상 이전 문제 관련해서는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 기자회견 발언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거기 나온 발표 그대로가 모두이고 정부가 소녀상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런데 자꾸 왜곡하고 이상하게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없는 문제를 자꾸 일으키고 있다.
◇ "한국노총, 노사정위 돌아와야"
-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노동개혁 독자적으로 추진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엄연한 약속이다. 이 합의내용, 국민에 대한 약속을 그렇게 쉽게 져버릴 수 있겠나. 어떤 일이 있어도 이행돼야 하고 또 한 쪽이 파기했어도 파기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 합의 내용의 실천을 위해서 그동안 여러차례 공청회도 갖고 의논하자, 대화로 풀어보자 했는데 한 번도 나오지를 않았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합의가 파탄났다고 밝혔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
노동개혁은 청년들을 위한 것이라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이것을 무산시켜 버리면 3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버리게 되고 그 피해는 누구에게 가나, 고스란히 우리 청년들 비정규직 실직자들에게 가게 된다.
한국노총도 자식같은, 동생같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간절하게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것을 외면할 수가 있나, 반드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 "경제 어렵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할 일 빨리 해야"
- 위기상황을 강조하는 정부의 '3% 성장률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고 중국 경제도 불안하고 이렇기 때문에 대외 여건이 우리에게 참 만만치 않고 어렵다.
저는 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용률이라고 생각한다. 성장률이 높았다고 해도 고용률이 높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을 못한다. 고용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려고 한다.
근본적으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이런 것 등을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할 일은 빨리빨리 해야 할 것 아닌가.
◇ "국회의장 '직권상정', 국민·국가 생각해 판단해 줄 것"
- 박근혜 정부의 주요 개혁 법안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계속해서 직권 상정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대통령은 직권 상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겠나. 국회까지 찾아가서 법안을 통과해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또 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설명하고 했는데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 이제 국민께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나.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 판단 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 "20대 국회,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 대통령이 생각하는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또 '배신의 정치는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언론에서는 국민심판론, 이른바 국회 물갈이론으로 해석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 진실한 사람 얘기한 것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그 외에 다른 뜻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되지 않겠나.
적어도 20대 국회는 최소한 이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국회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말 나라발전을 뒷받침해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20대 국회가 꼭 됐으면 한다.
◇ "누리과정 예산, 교육청이 정지적·비교육적 행동해선 안 돼"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거부해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누리과정 해결책을 듣고 싶다.
▲ 누리과정 예산으로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정치적 공격수단으로 삼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누리과정은 모든 아이들이 균등한 삶의 출발선에 서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2012년에 도입이 됐는데 관련 법령이 있었고,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쭉 지원을 했다.
근데 금년엔 교육교부금이 무려 1조 8천억원 정도 늘었고 지자체의 전입금도 많이 늘어서 상당히 재정여건이 다 좋은 상황에 있다. 정부도 또 목적예비비 3천억원 정도를 편성해서 교육청을 지원키로 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감들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작년까지 교부금으로 잘 지원했던 누리과정을 이제와서 거부한다.
아직도 누리과정 예산을 7개 교육청이 편성하지 않고 있는데, 교육청이 정치적이고 비교육적으로 행동해선 안된다. 지금이라도 빨리 누리과정 예산 편성해서 아이들과, 특히 학부모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 "대한민국 역사, 부끄러운 역사로 가르쳤다"
- 정부는 2017년 국정교과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한 뒤 국정교과서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건가.
▲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발행주체를 바꾸는 문제를 떠나서 우리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중차대한 과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가 편향된 이념을 가진 집필진에 의해서 독과점 형태로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이것으로 교육현장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배워야하는데, 아주 부끄러운 역사로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정통성과 정체성을 폄하하고, 오히려 북한을 왜곡·미화하는 형태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책임지고 명망있는 집필진으로 구성할 것이다. 목적은 오로지 하나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 그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정부의 사명이고 국민들도 믿고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 "국회선진화법, 국회기능 마비시켜"
-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비대위원장 시절 여당 주도로 통과됐고, 대통령도 찬성했다. 그런데 현재 여당은 선진화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선진화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어떤 방향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보나.
▲ 선진화법은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 국민이 제발 싸우지 말라고 (정치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던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원활하게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를 살려도 모자랄 판에 정쟁을 가중시키고 국회 입법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 때는 동물 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 국회가 됐다고 한다. (문제는) 대한민국 국회 수준이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수준밖에 안되냐는 것이다.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본다. 이런 법을 당리당략에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헌 논의가, 의논한 적도 없는 개인적 생각"
-일부 친박계가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데 대통령의 의중인가.
▲그동안 보도에도 나왔듯이 (언급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모두가 의논한 적도 없는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인가.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 없게끔 몰아간다.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해서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해야지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다.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에 떨어지지 않는다.
◇"개성공단, 북한 상황 면밀히 지켜보며 필요한 조치"
-북한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개성공단 폐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보나.
▲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거기 근무하는 분들의 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북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그에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다.지금 극단적인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것은 북한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하겠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16. 1. 13 [전문]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16. 1. 13 [전문]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질의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