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터키서 반년간 3차례 자폭테러…외국인 첫 겨냥

쿠르드족 대상 종전 2차례 테러와 성격 달라

터키 최대도시인 이스탄불에서 12일(현지시간) 일어난 자폭테러는 최근 6개월 새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세번째 사례다.

다만 이번 테러는 IS가 처음으로 외국 관광객을 노렸다는 점에서 지난해 발생한 2차례 테러와는 성격이 달라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간 3천여명이 방문하는 대표적 관광지를 공격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IS는 지난해 7월20일 남부 수루츠에서, 10월10일에는 수도 앙카라에서 자폭테러를 감행했으며 이들 공격의 대상은 쿠르드족과 관련된 특정 단체였다.

시리아와 접경한 마을인 수루츠의 문화회관에서 벌어진 테러는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려던 사회주의청년연합(SGDF) 회원들의 행사장을 공격했다.

자폭한 IS 조직원은 터키인 대학생 압두라흐만 알라교즈로 밝혀졌으며, IS와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간 충돌이 테러의 원인으로 추정됐다.

당시 IS는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전략적 요충지를 뺏겼으며 YPG는 PKK와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테러의 사망자 33명은 대부분은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과 가까운 SGDF 회원들이었다.

앙카라 한복판인 앙카라 기차역 앞 광장에서 벌어진 자폭테러 역시 쿠르드족을 겨냥했다. 100여명이 숨져 터키 사상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테러 역시 HDP가 정부의 쿠르드족 정책을 비판한 시위 현장에서 벌어졌다.

앙카라에서 자폭한 IS 조직원 2명 중 1명은 수루츠 테러범의 형인 유누스 알라교즈였으며, 다른 1명은 시리아 국적으로 확인됐다.


터키 당국은 IS의 잇따른 자폭테러를 계기로 터키 내 IS 조직 소탕작전을 벌여 용의자들을 대거 검거하고 IS가 이스탄불 관광지에서 테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지만 결국 막지 못했다.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발표된 이날 테러는 앞선 두 차례 테러보다 사망자 수는 적지만 공포심 조장이라는 측면에서는 강도가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수루츠와 앙카라 테러의 대상도 '소프트타깃'인 민간인이지만 쿠르드족과 관련한 행사장으로 제한된 것과 달리 이스탄불 테러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IS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집중된 술탄아흐메트 지구를 겨냥해 세계 각국이 주목하게 만들었다.

사우디 출신의 시리아 국적인 남성으로 발표된 자폭테러범은 이날 술탄아흐메트 광장에 있던 독일 단체관광객 33명 일행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장에는 패키지 여행상품의 필수 코스로 단체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나 면적이 넓은 개방된 장소라는 점에서 두 테러보다 사상자를 많이 낼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이날 테러 현장에는 세계 각국의 언론사들이 대거 몰려 현장에서 속보를 전하는 등 사상자 규모가 컸던 종전 테러들보다 훨씬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반면 터키 당국은 현재 언론들을 대상으로 테러 사건 보도를 금지해 비난을 샀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자살폭탄이 이스탄불의 관광 중심지인 술탄아흐메트에서 일어났는데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보도통제를 했는데 이는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대변인인 누만 쿠르툴무시 부총리는 테러범이 최근 시리아에서 터키로 넘어온 것은 확인됐지만 당국이 테러 용의자로 감시한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터키 언론들은 지난달 IS가 터키에서 폭탄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터키 정보당국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경찰은 지난달 15일 이스탄불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자폭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 국적의 IS 조직원을 체포했으며, 지난달 30일에도 앙카라에서 열릴 새해맞이 축제에서 자폭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IS 조직원 2명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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