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그들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MBC 'PD수첩'…데이트 폭력 피해·가해자들 심리 분석

(사진=MBC 제공)
스물일곱 살 여성 선정 씨가 남자친구의 폭력에 시달리다 시멘트로 암매장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8개월이 지났다. 이후 많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공론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에 대한 뉴스는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정했던 연인은 왜 폭력을 휘두르는 괴물이 된 것일까. 12일(화)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심리 분석을 통해 폭력이 시작되고, 심해지는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트 폭력은 치밀하고 잔인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방대 한 의학전문대학원생이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녹취가 공개됐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한 여성이 헤어진 애인에게 염산테러를 당해 머리와 어깨 등에 3도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여성은 직장 상사였던 남자친구 김모 씨에게 이별을 고했고, 그에 분노한 김 씨는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충남 보령에서도 한 30대 남성이 이별을 고한 연인에게 염산을 들이붓는 보복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사회나 가정에서 부정적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낮은 사회성과 자존감이 결국 상대방 여성에 대한 집착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가해 남성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조용하고 예의바른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어 그 폭력성을 미리 발견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제작진이 만난 한 가해 남성은 "한번 시작한 폭력을 자신의 노력만으로 중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무심코 저지른 한 번의 폭력이 싸움을 가장 효율적으로 끝내는 방법임을 깨닫고 이용하게 되는 탓이다.

데이트 폭력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조차 한낱 '사랑싸움'으로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결국 선제적으로 폭력을 차단할 법적 장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들이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셈이다.

PD수첩은 이러한 데이트 폭력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방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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