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2시부터 다짐의 헌화식이 열린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예은이 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졸업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다 끝내 눈시울을 붉히며 말문이 막혔다.
이날 영하의 날씨 속에 매서운 칼바람이 분 정부합동분향소는 행사시작 전 적막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오후 12시가 다가올수록 희생 학생들의 형제자매, 시민들, 희생자들의 친구들 200여 명이 순식간에 몰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3반 담임을 맡았던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생존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한다"면서도 "명예졸업식은 250여 명의 별이 된 아이들과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다 마지막을 함께 한 12명의 선생님들 모두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천이 형 권오현씨의 사회 진행된 헌화식에서는 한국신학대학교 안은초 세월호참사대책위원장이 '너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 희생자 부모들을 위로했고 친구와 가족의 답사가 이어졌다.
희생자 가족을 대표해 답사를 한 유 위원장은 "졸업하는 아이들도 축하해주고 고마운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려야 할 것 같아서 집에 있고 싶어도 몸을 추스렸다"며 "생존학생들을 포함한 재학생들의 졸업을 엄마·아빠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른들이 몰아놓은 참사의 한 가운데서 스스로 탈출한 것이 무슨 죄라고 이 사회가 여러분에게 한 짓을 우리 엄마·아빠들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언제부턴가 오늘 졸업하는 83명 여러분들이 내 아이처럼 잘 커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그는 그러면서 "별이 된 250명 친구들과 12분의 선생님이 여러분을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다짐의 헌화식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오후 12시 40분쯤 희생자들의 영정에 분향한 뒤 마스크와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10km 떨어진 단원고까지 후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을 한 뒤 3학년 명예교실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