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소장파인 김관영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더민주가 싫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 더민주를 떠나고자 한다"며 "새로운 정치를 향하고자 하는 저의 결단이 비난 받는다면 저는 그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양 극단에 지쳐 있는 국민들에게 제3의 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많은 정치인들이 공감하지만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비교적 운신의 폭이 있는 제가 용기 있는 결단을 해서 제3의 세력의 성공을 돕는 것"이라고 탈당 및 국민의당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광주와 전남에 비해 전북에서 신당 바람이 적다고 하는데 여론조사를 해보면 (광주와 전남지역과 전북지역에서 신당 바람의) 차이가 없다"며 "더민주에 비해 신당 지지율이 2배 정도 격차가 난다"며 전북 지역 분위기도 전했다.
앞서 탈당한 권은희 의원도 같은 시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합류 의사를 전했다.
권은희 의원은 "기계적으로 지역주의에 가두는 세력은 민생에 반하는 세력"이라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 저 권은희는 국민의 곤궁한 민생을 정면으로 맞닥뜨려 헌신하는 책임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회의(천정배 신당) 대신 국민의당(안철수 신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통합이 빨리 되기를 기대했지만 통합이 늦어지고 있었고 고민하면서 지역주민들을 만나 뵈었다"면서 "지역주민들의 마음속에 제3세력으로 국민의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후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은 안 의원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됐고, 더민주 의석수는 안 의원 탈당 전 127석에서 116석으로 줄어들었다.
현역 의원 탈당 도미노에 이어 당내 대표적 원로인사인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12일 집단 탈당을 예고하고 있어 더민주 내 민심 이탈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분당이 가시화된 가운데 범주류는 작심 발언을 통해 원심력 차단에 나섰다.
당내 범주류로 분류되는 도종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온갖 당직을 맡으며 권력을 행사하던 사람들이 남은 사람들을 탓하며 당을 나가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도 의원은 "당을 떠나는 사람들은 야권분열의 아픔을 뛰어 넘어 낡은 정치를 허물고 정치를 바꾸고 당을 떠나는 길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길이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탈당을 희망이 아니라 절망, 변화를 위한 아픔이 아니라 공멸의 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탈당을 통해서 정치적 연명의 길을 찾으려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다. 그것이야말로 낡은 진보 정치"라며 '낡은 진보 청산'을 기치로 내건 안철수 의원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당을 떠나는 분들은 패권정치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을 하지만 계파이익에 집착해 패권을 휘두른 일이 언제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주길 바란다"며 "저를 비롯한 한 많은 분들은 패권을 휘두를 자리에 앉아본적이 없다"고 했다. 탈당 인사들이 오히려 요직에서 패권을 휘둘렀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이 13일 탈당을 예고했고, 장병완(광주 남구) 의원도 주 의원과 동반 탈당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분당 도미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수석대변인인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도 지난주 당 지도부에 사퇴의사를 밝힌 뒤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런 의사가 받아들여지면서 탈당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제 지역구민들께 더 충실하고 민생현장에 매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야권의 대통합과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