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만 잘 되면'', 학벌주의가 비리의 원천


교육계가 온갖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강대의 입시부정은 전 입학처장이 사전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의 수사결과 김준원 전 입학처장은 자신의 과 1년 선배인 임모교수를 출제위원으로 선정하고 논술문제도 두 문제를 미리 만들어 임 교수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교수는 김 전 처장이 건넨 문제를 그대로 출제했고 김 전 처장의 아들은 수시1학기 응시생 2600여명 중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입시업무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입시처장이 그 직위를 이용해 치밀하게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서울서부지검은 김 전 처장과 임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25일 구속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입학처장과 출제교수가 짜고 입시부정

서강대 사태는 김 전 처장이 사건을 키운 측면이 있고 학교측도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가 감사에 착수해 재시험을 권고하자 서강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김 전 처장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며 항의했다.

서강대는 특히 김 전 처장의 아들이 수시1학기에 응시한 사실을 알고도 학교규정을 어겨가면서 입학처장에 유임시켰다.

서강대 관계자는 입시부정사건이 드러난 직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됐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서강대 류장선 총장과 보직교수 16명은 입시부정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직과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있을 수 없는 일" 언론 상대 소송 하겠다 반발하기도

문일고 사건은 학교에서 일어났다고 차마 말하기 부끄러운 사건이다.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 과목담당교사 등 7명이 연루됐고 학부모와 과외교사까지 가세한 조직적인 거래였다.

이들은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받고 시험지를 미리 건네주거나 답안지를 고쳐주는 방법으로 성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장은 답안위조를 지시했고 교무부장은 답안지 위조나 정답유출을 여러차례 했으며 그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았다.

이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검사아들 답안대필 사건에 이어 안양예고에서는 편입학과 관련해 학부모 60여명으로부터 4억여원을 받은 교장 등 학교관계자 8명과 돈을 건넨 학부모 5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교장, 교감, 교사, 학부모, 과외교사가 조직적으로 성적 조작

이같이 꼬리는 무는 교육계 비리의 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사회의 학벌주의를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하게 된 것이다.

한국교총 홍생표 정책실장은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열화 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고 풀이했다.


특히 교사들의 직업의식이나 윤리의식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식의 전달자라는 푸념은 있었지만 돈으로 불법 거래를 한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교사들 스스로 권위를 팽개치고 있는 셈이다.

''내 자식만 잘 되면'', 학벌주의가 가장 큰 원인

교육계를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들도 이번일을 계기로 학교사회가 신뢰받도록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하는 자정운동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육단체들도 자정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교육계 각계에서 자정운동이 감지되고 있다.

또 사립학교들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잇따라 터지는 교육계 비리는 공교롭게도 모두 사립학교라는 사실이 공통점이다.

사학이 곧 비리라는 인상을 심어줄 정도로 학교비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가 폐쇄적인 학교운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도입했듯이 사립학교도 공익이사를 둬서 학사운영이나 학교경영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교사평가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학도 자율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책임성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CBS사회부 권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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