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서명 논란'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결국 중단(종합)

홍준표 지사 주변 인물, 도 산하기관 개입 정황 부담 작용한 듯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효영 기자)
불법 서명 논란이 일고 있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운동이 4개월여 만에 결국 중단됐다.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운동본부는 1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소환 운동을 마친다고 밝혔다.

이는 서명 마감일인 12일을 하루 남기고 내린 갑작스런 결정이다.

운동본부는 주민소환 청구 요건(유권자의 10%, 26만7천416명)의 두 배에 달하는 도민 51만 4천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운동본부는 "서명부를 선관위에 제출하지 않고 서명운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주민소환 투표를 위해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이 초래되고 벼랑에 선 경남 교육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어렵게 내린 대승적 결단"이라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또, "고뇌 끝에 내린 대표단의 결정"이라며 "동참해 주신 도민들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운동본부는 그러면서 "교육현장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무상급식의 책임을 경남도에 전가하는 등 교육감이 도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교육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면 다시 한 번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지사의 주민소환 맞불로 시작된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은 지난해 9월 14일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박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 운동에 홍 지사 주변 인물은 물론, 도청 산하기관과 관변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주민소환 운동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중단으로 이어진 듯 보인다.

실제 불법 서명 장소로 발각된 공장 건물 소유주가 홍 지사 측근인 박치근 경남FC 대표로 밝혀졌고, 여기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6명 가운데 3명이 홍 지사 외곽조직인 대호산악회 회원이다.

또, 대호산악회 회장직을 맡았던 공병철 경남예총 회장은 현 교육감 주민소환 법적 청구인이자, 운동본부 공동대표다.

여기에다 경남개발공사 직원 20여명이 공무원 신분인데도 수임인으로 등록했다 선관위에 걸려 경고와 주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현 경남개발공사 박재기 사장 역시 홍 지사와 같은 창녕 출신의 최측근으로, 홍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남해군수 부인이 공무원을 대동해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을 받았다는 혐의로 선관위 조사를 받고 있고,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도 관변단체들의 주민소환 개입 정황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도내 시민사회들도 이번 사안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범죄행위로 보고 진상위원회를 꾸려 철저한 규명에 나서기로 하면서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본부를 압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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