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1기 못찾아 뒤늦게 이장, 위약벌금 안 내도 돼"

건설사에 선영이 있는 토지를 팔면서 분묘이장 계약을 맺은 종중이 묘지 1기를 시한을 넘겨 이장했다면 계약을 어겼을 경우 무는 벌금인 위약벌 50억원을 내야 할까.

종중이 실수로 묘지 1기를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묘지를 이장했다면 50억원의 위약벌은 과도해 무효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현정)는 A 건설사가 곡부공씨의 한 종중을 상대로 낸 위약벌 지급 소송에서 건설사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중은 A사와 2012년 5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임야 6만 2608m²를 매매대금 130억원과 묘지이장비 50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듬해 5월 종중은 내부에서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다는 문제에 부닥치자 A사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에서 조정이 성립됐다.

매매대금을 210억원으로 올리는 대신 종중은 2014년 12월 31일까지 선산에 있는 묘지 23기 전부를 이장하기로 하는 내용이었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종중은 위약벌 50억원을 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종중은 계약시한을 며칠 앞두고 묘지 전부를 이장했고, 이 사실을 A사에 알렸다. 그러나 A사 조사 결과 묘지 1기가 이장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종중은 지난해 1월 12일 해당 묘지 1기를 이장했지만, A사는 "피고가 계약시한까지 묘지 이장을 완료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위약벌 50억원과 지연손해금 3287만원을 지급하는 대신 60억원의 매매대금 채권을 상계하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종중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분묘를 이장하기 위한 노력을 성실하게 함으로써 22기의 분묘를 이장했으나 1기를 찾지 못했고, 원고의 지적에 따라 즉시 1기를 이장했다"며 "피고가 이 분묘를 찾았더라면 이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가 분묘 1기를 늦게 이장함으로써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매우 미미하다"면서 "이런 경우까지 위약벌 50억원을 지급한다면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운 경우에 해당해 무효"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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