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이일화 "중학생들이 '엄마' 하며 안겨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일화 (배우)

요사이 사는 게 팍팍해서 그런지 가진 건 없어도 마음만은 풍요로웠던 과거, 그 과거를 추억하는 드라마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8090 복고 열풍이 TV에 거세게 불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바로 ‘응답하라’ 시리즈가 있죠. ‘응답하라1997’부터 ‘1994’ 지나서 ‘1988’까지. 지금 인기리에 방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그 세 드라마가 시대가 바뀌고 이야기도 바뀌고 주연은 바뀌어도 계속 등장하는 사람이 두 명 있죠. 바로 주인공의 엄마와 아빠 역할을 하고 있는 이일화, 성동일 씨입니다. 처음에는 감초, 조연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이분들이 있어야 ‘응답하라 시리즈’다 말이 나올 정도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그 두 분 중에 엄마 이일화 씨,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이일화 씨, 안녕하세요.

◆ 이일화> 네, 안녕하세요. (웃음)

◇ 김현정> 극중에서 사투리를 워낙 실감나게 하시니까 표준어로 ‘안녕하세요.’ 하면 잘 모르실 것 같아요.

◆ 이일화> (웃음) ‘아이고, 반갑습니다. 아이고, 반갑구먼, 반갑습니다.’

◇ 김현정> (웃음) 원래 경상도 쪽이 고향이세요?

◆ 이일화> 네. 저는 경상북도 영양 출신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시군요. 데뷔 25년 만에 최전성기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지금 인기가 실감이 되십니까?

◆ 이일화> 네, 너무 많이들 사랑해 주셔서요. 제가 진짜 엄마같이 느껴지시나봐요. 응답하라 1994 끝나고 공항에 갈 일이 있었는데요. (웃음) 중학생들이었던 것 같아요. 막 달려와서 ‘엄마’하면서 저한테 안기는 거예요. 얼마나 사랑스럽고 고맙던지. 그런 사랑 많이 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 김현정> 왜 이렇게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걸까요? 지금 출연진들과 감독들이 어떻게 분석하세요?

◆ 이일화> 누구나 다 한번쯤 경험했던 그런 점들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우리의 추억.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추억들이잖아요. 드라마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꺼내서 냉장고를 넣는 장면, 이런 거 보면서 ‘참 기가 막히다. 저거다.’ (웃음) 이일화 씨는 전편 다 통틀어서 와 닿았던 그런 추억의 장면, 어떤 게 있으세요?

(사진=tvn 제공)
◆ 이일화> 추억의 장면은, 극중에서 제가 덕선이 학교를 찾아가서 진학상담을 하고 난 다음에, 선생님한테 얘기 듣고 그랬을 때 참 공감이 갔어요. 제 아이가 발레를 전공을 했었는데 무릎 부상을 입어서 그만 둔 일이 있었는데요. 공부를 다 놓고 있다 보니까 이 아이를 기숙 대안학교를 보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성적 때문이었는지 안 됐어요. 그랬을 때 참 엄마 마음이... (공감이 가더라고요.)

◇ 김현정> 딸 덕선이가 진학상담을 하고, 덕선이가 엄마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이랬던 이 장면. 그 장면이 내 얘기 같았단 말씀이신데요. 지금 덕선이 얘기하셨습니다마는 시리즈 세 편에 이일화 씨가 출연하셨기 때문에 자식이 몇 명 생기신 거예요? 드라마에서.

◆ 이일화> (웃음) 이번에 좀 많았죠.

◇ 김현정> 이번에 많았죠. 그중에서도 제일 좀 아픈 손가락, 제일 챙겨주고 싶었던 자식은 누구예요?

◆ 이일화> 우리 혜리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 김현정> 덕선 역의 혜리 씨. 왜 그렇게 너무 사랑스러우세요?

◆ 이일화> 이 아이가 덕선이랑 거의 흡사한 그런 캐릭터를 갖고 있어요. 원래 성격도요. 또 우리 큰 딸, 보라 같은 경우에요.

◇ 김현정> 류혜영 씨.

◆ 이일화> 네. 얼마나 정이 많고 따뜻한지 제가 쇄골 수술을 했잖아요. 그래서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거든요. 팔을 잘 못 썼어요. 그런데 극 중에서 비 맞으면서 보라가 경찰에 잡혀가는 걸 말리는 신이 있었잖아요. 그 장면 촬영하는데, 엄마가 비 맞는다고. 얼마나 걱정을 해 주고.

◇ 김현정> 제일 효녀를 찾으라고 한다면 첫딸 보라군요, 류혜영 씨. (웃음)

◆ 이일화> 그렇죠. 보라죠. 걔가 드라마에서는 아주 까칠한데 실제론 정반대예요. (웃음)

◇ 김현정> 자식 많아서 든든하시겠어요. (웃음) 그중에서, 내가 지금 혜리 나이, 내가 젊은 나이였으면, 이 캐릭터 한번 해 보고 싶다, 제일 탐 나는 캐릭터는 어떤 게 있으세요?

◆ 이일화> 저는 보라.

◇ 김현정> 보라? 왜 그럴까요?

◆ 이일화> 글쎄요. 저한테는 없는 모습이어서 도전해 보고 싶고. (웃음)

◇ 김현정> (웃음) 공부 잘하는 운동권 학생이죠. 보라가?

◆ 이일화> 아, 그걸 얘기한건 아니고요. (웃음) 서울대는 가보고 싶네요. (웃음)

배우 이일화 (사진=디플래닛엔터테인먼트)
◇ 김현정> (웃음) 재미있습니다. 제2의 전성기인 이일화씨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그 바쁜 와중에 틈틈히 봉사활동도 하고 그러신다면서요.

◆ 이일화> 요즘에는 많이 못하고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 김현정> 어떤 일들을 해오셨어요, 어떤 일들.

◆ 이일화> ‘사랑의 밥차’에서 함께 좀 움직이고, 캄보디아 가서 우물도 좀 파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이제 더 많이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지금 밥 퍼주는 운동도 하셨다고 그랬잖아요, 사랑의 밥차.

◆ 이일화> 네. 꽤 오래 전에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렇게 손이 크신 거예요? 드라마에서 왜 이렇게 밥을 많이 만드세요? (웃음) 촬영 끝나고 나면, 그 음식 다 어떻게 하세요, 다 달려들어서 먹나요?

◆ 이일화> 특히 성동일씨가 엄청 잘 먹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이번 주면 종영이죠?

◆ 이일화> 네.


◇ 김현정> 응답하라 시리즈 4가 또 만들어지는 계획이 있습니까?

◆ 이일화> 저희는 (덕선이) 남편이 누가 될지도 모르고요. 시즌4가 만들어지는지도 모릅니다.

◇ 김현정> 지금 덕선이 남편이 누구냐는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요, 아예 모르신다고 말씀해 버리시네요.

◆ 이일화> 모릅니다. 왜냐하면 감독님께서 보안을 너무 철저히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시리즈4가 나오는지도 안 나오는지도 비밀인가요?

◆ 이일화> 네. 비밀이에요. 몰라요.

◇ 김현정> 그러면 이일화 씨는 4편, 5편 계속 출연 해 주십시오, 하면 무조건 출연하는 겁니까?

◆ 이일화> 저는 당연히 너무 감사하죠.

◇ 김현정> 남편은 계속 성동일 씨잖아요. 남편은 마음에 드세요?

◆ 이일화> 그럼요. 좀... 안 씻어서 마음에 안 드는데. (웃음)

◇ 김현정> (웃음) 저는요 4편, 5편 계속 이어 지면서, 이 두 분이 제2의 최불암, 김혜자 이렇게 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 이일화>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민들이 전원일기 보면서 최불암, 김혜자 두 분 보면서 고향을 느끼고 정말 이분들이 부부 같은 느낌. 어머니, 아버지 같은 느낌을 느꼈던 것처럼, 성동일 씨, 이일화 씨 두 분이 국민들의 고향이 돼주시고 부모님이 돼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부탁도 좀 드려봅니다.

◆ 이일화> 감사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실제 이일화의 삶도 따뜻하고 사랑이 많은 엄마가 되어야 되겠죠. 그래야 그런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 엄마, 그런 배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좋은 연기 계속 보여주세요.

◆ 이일화>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이일화>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응답하라 시리즈의 엄마 배우 이일화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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