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존이나 멸망을 결정짓는 것은 복잡한 경영이론이 아니라 경쟁력입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력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IMF사태 이듬해인 1998년 신년사에서 변화를 강조하며 또다른 삼성 60년을 향한 새출발을 역설했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그룹대권을 물려받은 지 6년째인 1993년에는 '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산업계에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삼성을 오늘날의 반석위에 올려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 이건희 회장은 경영일선에 있는 동안 끊임없이 변화와 경쟁력을 강조하며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은 탓에 '변화'는 삼성그룹의 DNA로 뿌리내렸다.
창업주 고 이병철 전 회장이 그룹의 외형을 갖췄다면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반도체와 전자, 금융 중심으로 재편, 연매출 200여조, 영업이익 30~50조에 이르는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발전시키며 제2창업의 신화를 썼다.
IMF 당시 삼성의 새로운 60년을 외쳤지만 그로부터 14년만인 2014년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2016년 올 새해도 병원에서 맞이했다. 오는 9일은 이 회장의 75번째 생일이다.
이 회장은 요즘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VIP병실에서 휠체어운동 등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처치를 받은 이후 신체건강상태는 한층 양호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아프기 전에는 매년 생일때 계열사 사장단 등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지만 올해는 와병중이어서 그룹차원에서 별도 행사는 열리지 않는 대신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사장 등 가족들이 병문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님,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올해는 저희들과 함께 달려주시길 기원합니다", "회장님, 다가오는 봄에는 모든 것 떨쳐버리시고 건강하신 모습으로 회복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등 이 회장의 생일을 앞두고 삼성 사내매체인 미디어삼성에는 이 회장의 회복을 희먕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에 만성적 경기침체, 북한변수까지 겹친 요즘, 기업경영의 지침이 됐던 이 회장의 어록과 전성기 경영의 자취들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