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외국인 코치 트렌드가 조금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인물들이 코치로 다시 한국에 돌아오고 있다.
가도쿠라 겐이 시발점이었다.
SK-삼성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가도쿠라 코치는 2013년 투수 인스트럭터로 삼성에 합류했다. 가도쿠라 코치는 이후 정식 코치 계약을 통해 1군 투수코치로도 활약했다.
또 롯데에서 뛰었던 라이언 사도스키는 지난해 롯데의 스카우트 코치로 활약했다. 특히 사도스키가 추천한 짐 아두치는 타율 3할1푼4리 28홈런-24도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사도스키 코치는 외국인 선수들의 멘토 역할도 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도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할 정도로 외인 농사는 성공적이었다.
올해도 반가운 얼굴들이 코치 직함을 달고 KBO 리그로 돌아온다.
롯데는 지난해 10월21일 2군 타격코치로 훌리오 프랑코를 영입했다. 2000년 삼성에서 뛴 경력이 있는 프랑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3시즌을 활약하며 타격왕까지 올랐던 강타자다. 지난 5일에는 크리스 옥스프링을 2군 투수코치로 앉혔다. 옥스프링은 LG-롯데를 거쳐 지난해까지 케이티에서 뛰었다. 케이티와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롯데가 움직여 2군 투수코치로 계약했다.
롯데는 "철저한 자기관리 방법을 실천해 온 프랑코 코치가 구단의 유망주들에게 타격기술 전수와 더불어 프로선수의 자기관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옥스프링 코치가 선수시절 보여준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철저한 자기관리, 너클볼 등 다양한 구종 구사 능력 등을 높게 평가하며 퓨처스 투수들의 기술 및 정신적인 부분을 향상 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은 에이스로 활약했던 브랜든 나이트를 2군 투수총괄코치로 컴백시켰다. 또 KBO 리그에서 뛰진 못했지만, 고양 원더스에서 뛴 데럴 마데이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특히 나이트는 2군은 물론 3군과 재활군, 그리고 육성군까지 총괄한다.
넥센은 "소통이 더 잘 될 것"이라면서 "국내 선수들의 경우 3년 차이만 나도 대화가 쉽지 않은데, 외국인 선수들은 허물 없이 이야기 한다. 유망주들이 외국인 코치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어려운 부분은 함께 해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야심차게 영입했다가 교체했던 잭 한나한을 해외 스카우트 및 타격 인스트럭터로 다시 불렀다. 100만 달러를 받고 외국인 타자로 합류했던 한나한은 부상 복귀 후 실력을 발휘했지만, 결국 루이스 히메네스로 교체됐다.
하지만 성실함과 인성은 최고였다. LG는 이미 지난해 10월에도 한나한을 불러 오지환 등 젊은 1군 야수들에게 타격 노하우를 전수해 재미를 봤다.
예전 외국인 코치들이 1군 실전용이었다면 외국인 선수 출신 코치들은 2군 육성용이다.
코치로 다시 돌아온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성실함으로 선수단은 물론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기량은 당연히 출중했다. 무엇보다 한국 야구 특성도 잘 안다. 코칭스태프를 어려워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도 있다. 2군에서 유망주를 길러내기에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