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무거운 어깨 "후배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메이저리그야, 한국 홈런왕이 간다."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황진환 기자)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이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꿈은 이뤄졌다. 남들보다 조금 더 걸렸지만,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물론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 하지만 박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의 어깨가 더 무거운 이유는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그랬던 것처럼 성과를 내 후배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박병호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메이저리그는 세계에서 야구를 잘 한다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라면서 "내가 가서 어떻게 한다는 장담은 못 하겠다. 수치적으로 말 할 수는 없지만, 큰 꿈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1285만 달러 포스팅 금액으로 미네소타와 협상을 시작한 박병호는 계약기간 4년에 보장 연봉 1200만 달러, 옵션 포함 5년 최대 18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박병호와 함께 기존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29, LA 다저스), 강정호, 그리고 가장 최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한 김현수(28)까지.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는 한국인은 총 5명이다. 여기에 이대호, 오승환(이상 34)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 중이다.


박병호는 "이제 처음 도전하는 것이다. 추신수 선배가 굉장히 반겨줄 것 같다"면서 "선배가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게 한국을 알리고 싶다'고 했었다. 좋은 기회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됐는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도 더 열심히 하고,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계약 조건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계약 전 출국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금액이 적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아무래도 포스팅이 선수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에이전트와 충분한 대화를 했고, 구단과 이야기를 통해 수정된 부분도 있다. 빨리 계약하고 마음 편하게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병호는 개막전부터 김현수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산 거포와 타격기계의 맞대결이다. 적이지만, 또 반대로 보면 한국팬들을 즐겁게 하는 동료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한국에서 함께 뛰다가 미국에서 만나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 기자들이 (약점을) 물어보면 '없다'고 답할 것"이라면서 "오전에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니까 많은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어렸을 때 박찬호 선배의 경기를 보며 아침을 시작한 것처럼 한국 야구팬들의 하루가 기분 좋게 시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병호는 미국 애리조나로 넘어가 친정팀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1월말 미네소타로 건너간 뒤 2월부터는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미네소타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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