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여·야와 기획재정부, 교육부, 교육감협의회 대표가 참여하는 긴급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서울시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들은 교육부와 성실하게 협의해왔지만 이런 상황에서 직무유기라며 감사원 감사와 검찰 고발을 운운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은 시도교육감의 직무유기"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 검찰 고발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최후통첩했다.
하지만 교육감들은 "누리과정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정부의 무책임한 재정 대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정부가 법적 조치를 취하면 교육감들도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누리과정 위기 상황은 박근혜 정부가 2013년 엉터리 세수 추계를 근거로 5살로 한정했던 누리과정 대상을 3,4세까지로 대폭 확대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011년에 만들어진 '중기(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추정치'를 토대로 지난 2013년 누리과정 대상을 3~4세까지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을 모두 시도교육청이 떠안도록 해 그 부담이 크게 늘었다.
당시, 정부는 2015회계연도의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2011년 35조 3천억원에 비해 14조1천억원이 늘어난 49조 4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4조1천억원 늘어난 39조4천억원에 그쳤다. 무려 10조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0월 누리과정예산을 아예 시도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못막는 방향으로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가는 등 시도교육청을 옥죄고 있다
교육감협의회는 사태해결을 위해 기재부, 교육부, 시도교육청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10일 이전에 개최해 줄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이어 여야대표, 기재부·교육부 장관,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15일 이전에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교육감 협의회는 기재부·교육부 장관, 여야 대표에게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자고 지난달 21일 제안했지만, 정부·여당 측의 참석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지난달 23일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묵묵부답이다.
이날 회견에는 서울(조희연), 경기(이재정), 인천(이청연), 광주(장휘국), 강원(민병희), 전북(김승환) 교육감이 참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4곳은 어린이집 및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또 세종, 강원, 전북 등 3곳은 유치원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다른 지역의 경우는 유치원 예산은 6~12개월, 어린이집 예산은 2~9개월씩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