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치우라 요구? 세계적으로 없는 일
-조용한 소녀상도 불편해? 죄책감 때문
-소녀상 꽉 쥔 주먹, 사과 받겠단 의지 표현
-국민 아닌 일본 눈치…우리 정부 맞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서경 ('평화의 소녀상' 제작 작가)
◆ 김서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소녀상이 처음 세워졌을 때는 남편 김운성 씨와 인터뷰를 했었어요. 두 분이 부부작가신 거죠?
◆ 김서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24주년 수요집회 참석하십니까, 두 분은?
◆ 김서경> 네, 함께합니다.
◇ 김현정> 소회가 어떠세요?
◆ 김서경> (한숨) 아...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수요집회에 참여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요. 저희라도 좀 보태려고요. 오늘은 저희가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를 모시고 갑니다. 왜냐면 김학순 할머니로 인해서 수요집회가 열리게 된 계기가 됐으니까요.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어요. 왜 안 그렇겠습니까? '소녀상을 다른 데로 치워버려라, 안된다.' '남의 대사관 앞에 세워놓는 것은 위법이다, 아니다.' 이런 논란, 갈등 보는 마음이 내내 편치 않으시죠?
◆ 김서경> 세계적으로 이런 사례가 벌어진 일도 없다고 합니다. 가해자가 남의 나라 땅에 있는 걸 직접 치우라고 말을 하고 거기에 돈을 들이대고, 그걸 또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이 정부가 있고. 테이블 위에서 소녀상을 치우려는 그 합의를 본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나라 정부인지 의심스럽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 대사관 앞에다가 그 나라를 위해하는 무언가를 세워놓는 건 위법이다라는 국제법이 있다, 이런 얘기도 들려요.
◆ 김서경> 소녀상이 악영향을 미친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저희가 처음에 만들 때는, 정말 화도 났고... 이걸 어떻게 만들어야 되나 여러 가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소녀상이 가만히 앉아 있지 않습니까? 그냥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일본 대사관을. 손가락질 하는 것도 아니고 일어나서 어떤 제스쳐를 취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조용한 소녀상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그 가해자들이 죄를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소녀상이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스피커를 놓고 욕설로 떠드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두 손 모으고 앉아 있는데. 이 소녀상을 일본이 껄끄럽게 생각하니까 껄끄러워지는 거다?
◆ 김서경> 네. 우리나라 국민들이 껄끄럽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습니까? 다른 나라, 중국분들도 그렇게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중국분들과 같이 제작한 소녀상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가해자 일본은 뭔가가 껄끄럽고 스스로가 걸리니까 찔리니까 지금 이렇게 위해물이다라면서 치워달라 하는 것이란 말씀.
◆ 김서경> 찔리니까.
◇ 김현정> 지금 논란 보면서 꼭 내 딸을 두고 싸움 벌이는 것 같은 이런 안타까움 같은 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특히 조각가 입장에서는.
◆ 김서경> 소녀상을 만들 때 정말 매일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녀상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한 적이 거의 없죠. 그리고 이런 식으로 사랑받은 작품도 또한 없고요. 할머님들이 20년간 싸워오신 역사를 담았어야 하고요. 그 역사를 느끼면서 소녀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내가 팔려나가는 것 같고, 내 자신이 팔려나가는 것 같고 할머님들이 이렇게 또 모욕을 당하는구나하면서 많이 분노스럽습니다.
◇ 김현정> 나 같고 내 자식 같고. 지금 소녀상 갈등을 보는 기분이 그러시다는 거예요.
◆ 김서경> 또 팔아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또 팔아먹는구나 이런 생각... 처음 만드신 게 2011년 12월이었어요. 수요집회 1000회가 계기였던 거죠?
◆ 김서경> 네.
◇ 김현정> 그때도 일본이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땠습니까? 그때 분위기는.
◆ 김서경> 소녀상 제작 들어갔을 때도 계속 일본은 한국에게 소녀상을 세우지 말라 계속 압력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소녀상은 가만히 앉아 있는 소녀상이었는데 더 이상 안 되겠다, 좀 더 굳센 의지를 표현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주먹을 불끈 쥐게 된 소녀상이 그래서 탄생을 하게 된 겁니다.
◆ 김서경> 테러를... 말뚝테러를 했었죠. 그리고 미국에 세운 소녀상에는 종이봉투를 씌워서 희롱을 하거나 이런 경우가 있었죠.
◇ 김현정> 하지만 우리 국민들 성원은 대단했어요?
◆ 김서경>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이 소녀상이 외진 데 있어도, 소녀상에게 위해를 가한 적은 없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데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분들까지 다 사랑을 해 주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목도리를 둘러주시고 추우면 모자 씌워주시고 이런 장면이 기억 나는데요. 이게... 어쨌든 합의가 됐으니까 어쨌든 국가간에 한일 위안부 협상은 마무리가 됐으니까, 이거 이전하자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이전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을 하세요?
◆ 김서경> 지금 합의가 피해자 당사자를 빼놓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 합의는 정상적인 합의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소녀상은 역사적인 기록입니다. 저희 할머니들의 기록이고 이 역사에 대한 기록인데. 그래서 소녀상은 이 부분이 해결돼도, 그 자리에 있는 게 저희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우리가 껄끄러워서 안 되겠다, 철거는 아니고 이전을 좀 시켜달라라고 계속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 김서경> 만약에 일본이 반성을 했다면 그런 식의 태도가 나올 수 없겠죠.
◇ 김현정> 정말 반성한다면 이걸 치우라는 소리도 안 나올 텐데, 이런 말씀이시죠. 계속 제작하실 생각이십니까?
◆ 김서경> 당연히 계속 제작을 해야겠죠. 많은 국민들이 원하시는 어떤 것이든 저희는 갈 의사가 있고요. 그래서 그 부분들이, 그 불꽃이 꺼지지 않는 한 저희는 함께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소녀를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다, 이런 어떤 가슴에서 맺힌 메시지가 있을 것 같아요.
◆ 김서경> 정말로... 옛날 일제시대 때도 소녀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선생님들이 그렇게 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은, 그 아픔과 의지를 상징한 소녀상을 돈을 받고 없애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내 딸을 팔아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숨)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 아픔을 좀 제대로 보살피고 국민을 위해서 좀 정의로운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눈치를 봐야지, 다른 나라 눈치를 보는 정부면 우리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늘 24주년 수요집회 잘 참석하시고요. 참석하신 할머님들 특히 좀 위로 많이 해 주십시오.
◆ 김서경> (한숨) 하아... 네. 할머님들이 그렇지 않아도 막 피를 토하십니다. 정말 죄송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위로 좀 많이 부탁드립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서경> 네, 저도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감사합니다. 소녀상의 작가 김서경 작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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