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피트 올라가니 문틈이 엄지 손가락만큼"

(자료사진)
국내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가 최근 출입문 오작동으로 회항한 사고와 관련해 출입문 이상 사태를 최초로 감지했던 승객 김모씨가 "비행중에는 출입문의 틈이 엄지 손가락 굵기만큼 벌어져 오싹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직업이 안전관리자라서 비행기 출발부터 상황을 줄곧 지켜봤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씨는 "승무원이 출입문을 닫았는데 한쪽 벽면은 (출입문과) 붙었는데 다른 쪽 벽면은 약간 틈이 있더라"며 "일행에게도 '문이 안닫힌 것 아니냐'고 물어봤지만 전문가도 아니고 승무원도 이륙 오케이 사인을 해서 설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속도를 올리는데 소리가 굉장히 심해지고 공기가 새어들어오는 굉음도 시작됐다"며 "(출입문 인근의) 커튼이 자꾸 출입문 쪽으로 펄럭이는 것으로 봐서 (기내)압력이 빠지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때부터 옆에 있던 승객들이 귀가 아파서 잠에서 깨기 시작했고 기내가 매우 추워져 오한이 나기 시작했다"며 "아이들도 머리와 귀가 아프다며 울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출발 20분 뒤 지상 1만피트(3천킬로미터) 상공에서는 출입문의 틈이 엄지손가락이 들어갔다 나올 정도로 넓어져서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였다"며 "이러다 출입문이 갑자기 날아가 버리는 것 아닐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래서 승무원을 불러 '문이 잘 닫힌 것 맞느냐'고 물었지만 '이상없어서 이륙한 것'이라고 대답했다"며 "하지만 5분 뒤 승무원이 '소음이 발생해 회항한다'는 기내방송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착륙과정에서도 동체가 심하게 흔들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 여객기 충돌사고가 생각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항 뒤 새로운 항공기로 귀국할 때도 김 씨는 "인적 실수라면 똑같은 (진에어) 직원들이어서 걱정돼 (탑승을) 망설인 사람도 있었다"며 "해당 항공사 직원이라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일인당 배상한도가 5만원이라고 얘기해 열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5만원짜리 목숨값으로 걸고 타는 게 저가 항공은 아니다"며 정부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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