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서명 조직적 불법…수사 착수

허위 서명부 등 증거물품(사진=경남선관위 제공)
박종훈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불법 서명 운동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임인이 아닌데도 서명을 받거나 대리 서명을 하다 적발되는 가 하면, 몇 사람이 허위로 수 천 명의 서명을 작성하다 걸려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불법 서명운동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 불법, 위법 판을 치는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운동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청구인 서명부에 다른 사람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A(42)씨 등 5명에 대해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경남선관위에 따르면, A씨 등 4명은 지인 B씨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12월 22일 창원시 북면의 한 공장 가건물 사무실에서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에 허위로 서명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성명과 생년월일, 주소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개인 정보가 딤긴 주소록를 이용해 2천500여명의 도민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허위 서명된 서명부 600여권을 포함해 모두 2천200여권의 서명부와 2만 4천여명이 기재된 주소록, 필기구 22통 등이 발견됐다.

이 곳에서 최소 2만 4천여명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서명을 위한 주소록의 출처가 어디냐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경남선관위도 이런 점을 유추해 볼 때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허위 서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허위서명 지시, 공모자는 물론, 주소록 제공자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이유이기도 하다.

불법 서명운동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경남선관위는 대리 서명자 한 명을 고발 조치했고, 수임임이 아닌 사람이 서명요청을 하는 등 2명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을 내렸다.


현 남해군수의 부인이 공무원을 대동해 서명운동을 한 사실이 알려졌으며, 홍 지사 선거캠프 출신인 박치근 프로축구 경남FC 대표가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 운동의 수임인으로 등록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교육감 주민소환에 대한 불법 서명 운동은 애초 우려가 됐던 일이다.

불특정 다수의 도민을 상대로 모든 지역을 돌아 다니며 뜻을 물어 거리 서명을 받았던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 운동과 달리 주로 관변, 보수 단체 주도로 꾸려진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본부는 조직력을 동원해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가 조용히 서명을 받고 있고 있다.

때문에 거리에서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봐 왔던 도민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서명이 이뤄지고 있는 지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잘 드러나지도 않아 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운동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사진=최호영 기자)
◇ "교육감 주민소환 원천무효, 배후 밝혀라"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 운동본부는 4일 경남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불법 서명 운동의 일부에 불과하며, 그 배후에는 홍 지사와 새누리당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 지사 지키기 일환으로 진행된 교육감 서명운동은 도민의 호응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관변 조직과 공무원을 동원할 수 밖에 없으며 대리 서명과 같은 불법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법당국은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과 출국금지를 통해 개인정보가 기록된 자료의 출처와 자금 제공 경로를 밝혀야 하며, 사건의 배후와 조직적 개입상황을 밝혀내 책임자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경남선관위가 지난해 12월 22일 허위 서명부 작성을 적발했음에도 28일에서댜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31일에서야 보도자료를 냈다"며 "홍 지사 눈치보기와 이번 사건이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도 입장을 내고 "민주주의의 시계를 수십 년으로 되돌린 전근대적 범죄행위를 접하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남해군수 부인의 서명운동 개입, 조직적 서명부 위조사건으로 교육감 소환운동은 원천무효임을 확인됐다"며 "이를 추진하던 세력들은 도민 앞에 사죄하고 관권 개입 의혹에 휩싸인 교육감 서명 운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