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 '회장님 갑질' 사태, 무엇을 남겼나?

없는 자를 향한 있는 자의 갑질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이 잦은 폭행과 폭언으로 부하 직원들을 괴롭혀 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피해를 당한 운전기사는 "고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을 사람 이하로 취급한다는 것은, 도저히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 사실이 CBS의 단독보도로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폭주하자 김 회장은 회장자리에서 사퇴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110년 전통의 최장수 기업마저도 고개를 숙이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에도 성난 여론은 쉽사리 사그러 들지 않았다. 특히, 부하직원을 인격체로 보지 못하고, '돈만 주면 된다'며 함부로 대하는 '갑'의 모습을 다시 한번 지켜본 '을'들의 분노는 아직 용서를 허락치 않은 모양새다.

더 이상 진정성 없는 사과로는 불매운동과 형사처벌 요구 등으로 나타나는 국민적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창원경실련 이지영 집행위원장은 "몽고식품이 사과 후에도 조금만 엎드려 있으면 그냥 지나가겠지 하고 생각할까봐 가장 우려스럽다. 진정성이 없다면 비난 여론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끊이질 않고 있는 갑질 횡포를 막을 수 있는 방안과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야 말로 권력과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기득권층의 악습과 부도덕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제대 원종하 교수는 "그동안 모든 걸 돈이나 권력으로 해결하려 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나 사랑은 온데 간데 없고, 사람보다는 돈과 권력만 앞서는 현상이 있었다. 더이상 있는자들의 횡포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업주가 회사를 소유물로 여기다 보니 이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사회적 시스템이 작동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 집행위원장은 "정부도 갑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사내에서는 사용자의 횡포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노조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기업인들이 자성하고, 기업윤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한국기업윤리 경영연구원 오필환 원장은 "직원들 개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는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다른 기업에서도 여기에 지속적으로 관심으로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사태가 논란으로 끝날 게 아니라, 더이상 우리사회에서 갑의 횡포가 반복되지 않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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