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5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0.7%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0.8%보다 더 낮은 것으로 1965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다
낮은 소비자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저유가였다. 올해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19.2%나 하락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p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른 도시가스 요금 인하(15.8%)와 전기요금 하계누진제 완화 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0.4%p 추가 하락하는 효과도 거뒀다.
그러나 농축수산물은 가뭄 등의 상승압력으로 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월세는 2.5%, 외식서비스 등 개인서비스도 1.9% 올랐다. 실제로 물가를 왜곡시키는 효과를 가져 온 석유류와 가격등락폭이 심한 농산물을 빼고 측정한 기저물가는 올 한해 2.2%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0.7%)의 3배 이상이었다.
더욱이 내년에는 올해부다 물가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월별 소비자물가는 11월부터 1%대로 올라섰고, 이번달 물가상승률은 1.3%로 16개월만에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축소됐고, 겨울 들어 비가 자주 내리고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담뱃값 인상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를 0.6%p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지만,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고, 지자체들이 대중교통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봉투비 등 공공요금을 올릴 계획이어서 물가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상한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5%다.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도 물가안정목표 2%에 못 미치는 것이어서, 한은이 적극 개입할 경우 물가가 1.5% 이상 올라갈 가능성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