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과는 특별한 관계…총애
- 사망 의혹? 호사가들 음모론
- 향후 남북관계? 북 신년사 화답이 포인트
- 대남 정책 결정 신속성 떨어질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김양건 비서, 우리에 북한 인사 중에 얼굴이 익숙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데. 김양건 비서는 낯이 익어요. 어떤 인물이죠?
◆ 정세현> 제가 한 네 번 정도 만났던 분인데. 2007년 10.4정상회담 때 평양 특별수행원으로 가서 거기서 한번 수인사를 한 다음에 2007년 연말에 한 2번 내려왔었거든요. 정권교체 직전에. 그리고 2009년 8월에 김대중 대통령 서거시 조문사절단으로 왔을 때 제가 안내를 했습니다. 그래서 안면이 있는데 비교적 사람이 온건하다고 그럴까, 설치지 않고 차분하게 일을 풀어나가는 그런 인상을 저는 받았습니다.
◇ 김현정> 대남인식에 있어서는 우리가 비둘기파, 매파 이렇게 나누는데. 그러면 비둘기파쪽이었던 거죠?
◆ 정세현> 기본적으로 북쪽에 통일전선부 사람들은 매파는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어찌됐건 남북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방위원회 말하자면 군부죠, 군부와는 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어쨌든 통일 대남 관계를 풀어야, 푸는 것이 이 사람들의 임무기 때문에 대부분 비둘기파. 그중에서도 김양건 비서는 대표적인 비둘기파 이렇게 분류를 할 수 있었던 거죠.
◆ 정세현> 그렇게 볼 수 있죠.
◇ 김현정> 사실 김정일 위원장 사후에 측근들이 많이 숙청이 됐는데 김양건 비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총애했다, 이런 평가 맞습니까?
◆ 정세현> 특별한 관계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렸을 때 어머니 고영희 씨하고 김양건 비서의 부인하고 가까웠던 관계로. 어렸을 때부터 자주 보던 아주 어른이죠. 그래서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을 총애했다는 표현은 좀 그렇습니다마는. 하여튼 가깝게 의식을 했고. 그래서 (김 위원장이) 여러 가지로 자문을 많이 받고. 도움을 줬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양건 비서가.
◇ 김현정> 사실은 가깝다고 해서 어렸을 때부터 가깝게 어렸을 때부터 지냈다고 해서 다 근처에 두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예를 들면 고모부도 그렇게 가기도 했고.
◆ 정세현> 고모부하고는 조금 다르죠. 고모부는 조금 거드름을 피웠으리라고 생각해요. 고모부이기 때문에.
◇ 김현정> 말하자면 아까 말씀하셨듯이 설쳤을 수 있다.
◆ 정세현> 그렇죠. 김양건 비서는 성격이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장의위원장을 맡는 그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장례위원장 맡았다는 게 큰 건가요?
◆ 정세현> 크죠.
◇ 김현정> 아무한테나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까?
◆ 정세현> 김영남 위원장 정도를 내세울 수도 있고 그런데 직접 맡은 것은 상당히 정말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다음에 아쉽다 하는 그런 뜻으로 저는 해석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김영남 위원장이 아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맡았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애석하다, 아쉽다 이런 의미. 지금 청취자 0392님, 조태섭님 이런 분들이 궁금증 문자를 어제부터 주셨는데 어떤 거냐하면. 교통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권력관계에 있어서, 어떤 정적에 의해 희생당한 게 아니냐, 이런 궁금증들이 들어왔습니다. 이건 좀 설득력이 있는 의견인가요?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우리 사회 내부에서 또 미국에서도 일부 이른바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꾸 그런 호사가들이죠. 말을 복잡하게 꼬아보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좀 있어요. 교통사고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암투 과정에서 정적에 의해서. 그런 사고 위장 사망이다 이런 식으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죠.
◇ 김현정>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음모론이라고 생각하세요?
◇ 김현정> 저도 지금 들어오기 전에 탈북자 한 분의 인터뷰를 듣고 들어왔는데요. 그분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평양시내에, 그것도 새벽 6시 15분에 차가 다니지 않는다. 허락을 받고 다녀야 되는데. 아무나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텅텅 비어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교통사고 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 정세현> 그건 그렇지 않죠. 파티 끝나고 돌아가다가. 그리고 직접 자가 운전을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회의, 중요한 파티 같을 때는. 그런데 사람이 없으니까, 차가 없기 때문에.
◇ 김현정> 과속을 했을 가능성.
◆ 정세현> 마음 놓고 가다가 갑자기 새벽에 움직이는 사람이 보인다든지 할 때에는 비켜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러다 보면 급우회전, 급좌회전을 하다 보면 들이받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충돌상황이 일어날 수 있죠. 그러니까 새벽에 교통량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는 것도, 그것도 설득력이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2003년에 김용순 당비서가 교통사고로 갔고. 2010년에는 이재강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갔고. 이분들도 다 그러면 숙청이나 권력암투보다는 그야말로 과속으로 달리다 교통사고 이쪽에 무게를 두시는 건가요?
◆ 정세현> 오히려 북쪽에서는 높은 사람들의 일종의 뭐라 그럽니까, 모럴 해저드입니까?
◇ 김현정> 도덕적 해이.
◆ 정세현> 신호를 잘 안 지키는 그런 쪽이 더 많죠.
◇ 김현정> 그래서 교통사고가 가능할 거다.
◆ 정세현> 교통법규를 안 지키고, 음주운전하다가. 높은 사람들이니까.
◇ 김현정> 예. 알겠습니다. 숙청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장례위원까지 맡았는데 그건 전혀 아닌 것 같고.
◆ 정세현> 그렇죠. 그렇게까지 쇼를 할 필요는 없죠.
◇ 김현정> 혹시 시기, 질투하는 사람은 없겠습니까? 김정은 위원장하고 워낙 가깝다 보니까.
◆ 정세현> 시기, 질투? 글쎄요. 그 시기질투, 대남비서가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대남비서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제가 볼 때는. 왜냐하면 외교 경력도 있어야 되고 대남 사업 경력도 있어야 합니다. 대남비서를 하려면.
◇ 김현정> 시기, 질투할 자리는 아니다.
◆ 정세현> 통전부장까지는 욕심을 낼 수 있겠지만 대남비서 정치국 위원까지 가려면 지금 다른 사람이 쉽게 생각이 안 나는데요. 시기, 질투 글쎄요.
◇ 김현정> 네, 장관님, 알겠습니다. 그쪽은 아닐 거라는 말씀. 이제 사망 이후가 문제입니다. 앞으로 북한의 대남정책 어떻게 변할 거라고 보세요?
◆ 정세현> 정책 기본 방향 자체는 크게 안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년도 대남정책의 기본 방향이라고 볼 수 있는 신년사에 대남 파트는 이미 내용이 결정됐다고 봐요. 시간적으로.
◇ 김현정> 신년사는 결정이 되어 있을 거다.
◇ 김현정> 그 정도 가까운 사이.
◆ 정세현> 그렇죠. 바로 답을 얻어서 밑에 통전부 직원들한테 지시해서 조치하라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는데. 이제 통전 부장에는 바로 임명이 되겠지만 대남비서는 쉽게 임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 김현정> 그런 인물이 많지 않아서요.
◆ 정세현> 네. 그렇게 되면 이제 통전부장이 여러 단계를 거쳐서 김정은 위원장한테 간접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는 그런 식으로 되니까 저쪽의 행동의 속도가 좀 늦어지면 거기에 또 남북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죠.
◇ 김현정> 그 부분이 염려되는. 그만큼 권력을 가지고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 이 부분을 염려하시는 거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정세현 장관님,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현정>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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