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할린 억류 피해자 문제, 日과 제대로 협상 안돼.
- 韓 정부는 위로금 지급만 중시. 조사 활동도 종료.
- 위안부 타결로 해결 더 어려워져. 억장 무너져.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이국언 대표>
- 강제노동 동원된 근로정신대, 현황 파악 어려워.
- 日 기업 상대로 한 손배소는 지지부진. 패소.
- 법적책임 회피한 日, 다른 문제도 외면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2월 30일 (수)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신윤순 회장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 이국언 대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 정관용> 한일 위안부 협상타결 후폭풍 상당합니다. 정부가 피해 할머니들과 어떤 사전협의도 없이 협상에 임했고 마음대로 타결했다. 그래서 지금 할머니들이 분노하시고 비판의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죠. 그런데 이분들만 계신 게 아닙니다. 사할린 억류피해자, 원자폭탄 피해자, 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일제 피해단체들 우려는 더 크다고 하네요. 직접 들어보죠. 먼저 사단법인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 신윤순 회장 연결합니다. 신 회장님 나와 계시죠?
◆ 신윤순> 네.
◇ 정관용> 이 단체가 지금 어떤 단체예요?
◆ 신윤순> 사할린으로 아버지는 강제 징용가고 한국에 남아 있는 유족들의 모임입니다.
◇ 정관용> 아, 신 회장님 아버님도 강제로 끌려가셨던 거죠?
◆ 신윤순> 네, 1943년 10월 30일날 강제로 끌려갔어요, 사할린으로요.
◇ 정관용> 네. 그리고 살아계십니까? 작고하셨습니까?
◆ 신윤순> 지금 현재 연세로는 1919년생이니까 살아계실 확률은 없는데 사망날짜도 모르고 행방불명 상태예요.
◇ 정관용> 그래요. 그때 강제로 사할린에 끌려가신 분이 얼마나 되죠? 총 숫자가?
◆ 신윤순> 총 숫자가 지금 현재 정부 집계로는 3만명 정도 된다고 해요.
◇ 정관용> 그래요. 그분들 가운데 돌아오신 분들은 얼마나 있습니까?
◆ 신윤순> 지금 한국에 귀국해서 돌아와 계신 분들이 4400명에다가 이제 4500명 정도 되겠죠.
◇ 정관용> 나머지 2만 5000명이 넘는 분들은 거기서 행방불명이든지 아니면 거기에 그냥 정착해서 사시든지 그런 상태겠군요.
◆ 신윤순>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한일 위안부 협상타결 소식 들으셨죠?
◆ 신윤순> 네, 너무나 속이 상하더라고요. 첫째는 위안부 할머니들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사전에 조율을 했을 텐데, 일본하고. 그러면 양해를 구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것이 없었던 것이 조금 마음이 아프고. 또 직접보상을 해야 하는데, 배상을 하면 직접 해야죠. 액수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일본의 아베수상이 들고 와서 위안부 할머니한테 ‘조상님들의 잘못을 사죄드립니다’ 하고 전달을 했다면 할머니들이 어느 정도 위로를 받았을 것이고 명예가 회복이 됐을 거라 생각이 되는데 그것도 재단에다 넣겠다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지금 사할린 억류 피해자 문제도 우리 정부는 이것 역시 위안부 문제랑 마찬가지로 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게 아니다.
◆ 신윤순>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일본한테 해결하라고 계속 촉구하던 대상, 똑같은 대상 아니겠습니까? 사실 어찌 보면.
◆ 신윤순> 당연하죠. 65년 당시 사할린에 거주하고 있던 우리 아버지들은 한일협정에 포함시켜달라고 그렇게 목을 맸어요.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협정을 맺으면서 러시아 땅, 제3국에 있는 우리 아버지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어서 빠졌다면 이제라도 협상을 해서 억울하지 않게 최소한 일본에 보관되어 있는 우리 아버지들의 노임, 1억 8900만엔 찾아다가 유족들에게 나눠주면서 얼마가 됐든 상관이 없어요, 그 액수가. 그렇게 해서 우리 정부가 정말 자주적으로 협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데 이것도 지금 안 하고 있고요.
◇ 정관용> 그런 협상이 한일 간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까?
◆ 신윤순> 사할린 영주귀국사업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 일본과 협상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사할린에 살던 분들 4500명 정도는 한국에 영주귀국을 시켰지만 한국에 남아 있던 우리들, 우리는 아버지 얼굴도 모릅니다. 다 이북자들이에요. 아버지 한 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어려운 시절 살아온 저희들에게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하고 싶어서 10년 동안을 헤매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금년에 처음으로 묘지 조사를, 그것도 일본인이 해야 당연하죠. 그런데 한국 정부 예산으로 했단 말입니다. 저희는 일본이 자기들의 강제동원을 사죄하는 마음이라면 이제 한국 정부가 찾아놓은 유해만이라도 일본에서 스스로 나서서 한국의 유족들에게 소환하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 사할린 한인들 영주귀국 지금 말씀하신 그런 사업을 담당해 오던 데가 총리실 산하의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라는 위원회가 2010년부터 활동을 해 왔는데요.
◆ 신윤순>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활동이 내일로 끝난다면서요? 이 위원회가 이제 없어진다면서요?
◆ 신윤순> 현행법상 국회에서 연장법을 통과를 안 시켜주면 법상 끝나는데 그걸 연장을 시키려고 1년 동안 국민 여론을 위해서 전국을 다니면서 전시회도 했고 국회의원들을 무진장 찾아다니면서 발이 닳도록 쫓아다녔는데도 이 법안을 법안심사 소위에서 통과를 안 시켰어요. 정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 정관용> 정부가 이걸 왜 반대하죠?
◆ 신윤순> 우리는 피해조사가 중요한데 정부 입장에서는 위로금 지급을 중시하고 불과 23만명 신청해서 그중에서 10만명 정도, 많게는 2000만원에서 적게는 20만원까지 그것 지불할 것 다 했다고 그러는데.
◇ 정관용> 이걸로 끝났다?
◆ 신윤순> 나머지 업무는 행정자치부 안에 한 20명 정도 있는 과를 만들어서 거기서 하겠다는 거죠.
◇ 정관용> 이번 한일 외교장관 간의 협상타결 소식 듣고는 더 눈앞에 캄캄해지셨겠군요.
◆ 신윤순> 네. 말할 수 없이 억장이 무너져요, 지금. 5년 동안 찾아놓은 아버지들의 유해도 모셔올 길이 지금 완전히 막힌 상태예요. 더 나아가서 억울한 36년 동안의 국내에 있는 많은 피해, 이런 것 하나 조사도 안 하고 사할린에는 개발이 안 되기 때문에 강제동원유적지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어요. 이것도 조사 안 하고 끝내겠다는 것이 너무 억장이 무너집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들었고요. 고맙습니다.
◆ 신윤순>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 신윤순 회장이었고요. 이번에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공동대표입니다. 이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이국언>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분은 일본에 끌려가서 강제노동하신 그런 분들이죠?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모두 몇 분 정도나 그렇게 강제노동에 시달렸나요?
◆ 이국언> 전국에 많이 계십니다만 저희 단체에서 직접 소송을 통해서 방법을 찾고 있는 분들은 모두 열한 분입니다.
◇ 정관용> 아. 그러니까요. 그 소송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그 당시 그렇게 강제노동으로 끌려간 근로정신대 분들은 모두 몇 명으로 추산됩니까?
◆ 이국언> 근로정신대는 좀 특수해서 정확한 인원이 파악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경우에는 그나마 남아계신 분들이 몇 분 정도인지 한 분 한 분 안타깝게 돌아가실 때마다 알 수 있습니다마는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사실 그다지 관심을 기울여오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랬죠.
◆ 이국언> 참 어떤 처지에 어떻게 계시는지 정확한 현황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정관용> 어림잡아도 수십만 아닐까요?
◆ 이국언> 지금 통계로 보면 지금 현재 국내로 동원되신 분들을 제외하고 한반도 이외로 동원되신 분들 중에서 현재 생존해 계신 분들은 불과 2만 5천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65년 한일회담 당시에 일본 정부가 일본 정부마저도 인정했던 숫자가 104만명 정도거든요.
◇ 정관용> 104만명.
◆ 이국언> 그러니까 지금 남아계신 분들을 우리가 언제까지 계속 뵐 수 있을지 하루가 다급한 상황이죠.
◇ 정관용> 조금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시민모임에서는 소송을 통해서 우리 법원, 일본 법원 또 우리 헌법재판소 계속 노력하고 계신데. 지금 대략적으로 결론이 어떻게 나고 있습니까?
◆ 이국언> 우선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국내에서 제기된 손해배상소송은 저희 단체에서 제기한 것을 포함해서 총 14건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현재 미쯔비시나 신일본제철에 제기됐던 사건 등 3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나머지는 지방법원이나 고등법원에서 다투고 있는데 이게 일본 기업들이 세월아 네월아 하는 식이어서 상당히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일본 법정에다 제소한 것은 다 패소했죠?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상황에 있는데 엊그제 위안부협상 타결소식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국언> 매우 아쉽습니다. 하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처지를 생각하더라도 결과가 너무나도 참혹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실 저희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협상이 잘 타결되기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입장입니다.
◇ 정관용> 그랬겠죠.
◆ 이국언> 어떤 면에서는 조금의 소외감도 느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우리 문제도 저렇게 협상 테이블에라도 올라가서 어쨌거나 거론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마는 그런 마음들을 잠시 뒤로 하고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해 왔었었죠. 왜 그러냐 하면 대부분 위안부 문제가 차지하고 있는 상징성이나 또 할머니들 연세를 생각할 때 시급성이 있고. 그래서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다 안 된다고 하면 우선 이 문제가 잘 해결된다고 하면 또 다른 문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었던 것이 있는데 결과는 매우 안 좋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이번 타결된 결과와 그 내용 때문에 혹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앞으로의 권리 구제를 하는 방향에서 장애가 생기는 게 있을까요?
◆ 이국언> 원칙적으로 따지자면 별개의 것이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 위안부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것이었고 또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조금 다르다고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 맥락을 살필 때는 법적인 문제도 다루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성격에서 똑같습니다. 그런데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중요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 우리 정부는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 그다음에 원폭 피해자 문제, 사할린 피해자 문제는 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한테 그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고 우리 정부가 그동안 공언을 해온 사건이었거든요.
◇ 정관용> 그랬죠.
◆ 이국언> 특히나 일본 정부마저도 물론 일본 정부야 65년도에 모든 것들이 다 해결됐다고 하는 입장이었지만 워낙 국제관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 사건이어서 입으로는 해결됐다고 하면서도 테이블에 안 나올 수 없었던 사안이었던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 이국언>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고 하면 다른 문제는 더 거론할 필요조차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예를 들어서 그 사람이 도의적인 책임 정도만 지면 될 일을 그 사람한테 과도하게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된다고 하면 그건 안 되는 일이겠죠. 그런데 예를 들어서 바꿔놓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문제를 도의적인 책임으로 해결해 버린다고 하면 이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국언> 그런 차원에서 명백하게 일본 정부의 법적인 책임이 있다라고 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마저도 법적인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하면 우리 정부마저도 아예 외면하려고 하고 일본 정부는 아예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는 강제징용피해자 문제가 언급될 계기조차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어쩔 수 없이 그 기나길고 참 힘든 소송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겠군요.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는 거죠?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말씀드렸지만 재판은 내용이 다소는 다를 수 있다고 하겠지만 2011년도에 신일본제철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배상판결이 있었을 때 신일본제철에서는 결국 한국에서 판결이 확정짓게 되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입장을 표하자 일본 내무성이 나서서 개별 기업 차원에서 성급하게 대응하지 말라고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었거든요. 이것처럼 일본 정부가 저 입장을 완고하게 가지고 56년 한일협정으로 이 틀 속에서 모든 것을 매듭지어버리려고 하는 의도가 분명한데 이 벽을 깨지 못하는 한 아무리 판결이 이루어져봐야 일본 정부가 처음부터 제지하고 나선다고 하면 상당히 요원해지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저희들이 갖고 있는 우려입니다.
◇ 정관용> 기운이 더 빠지시겠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좀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이국언>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이국언 공동대표 말씀까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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