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사흘째 기자단 행사 참석…정치입문 이후 처음
탈당과 신당 창당으로 제2의 '마이웨이'를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거침없는 화법으로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때 꼬리표와도 같았던 '소심하다, 유약하다'는 평가를 떨쳐내려는 듯 예민한 주제에도 스스럼없이 유머를 구사하며 한층 여유로우면서도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모습이다.
'강철수'(강한 안철수)를 선언한 안 의원이 정치노선뿐만 아니라 평소 스타일까지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은 29일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연사흘째 출입기자단과 공식·비공식적으로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지난 27일에는 새정치 기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고, 전날에는 송년 간담회에 이어 영화관람과 만찬을 함께 하는 등 언론과의 스킨십을 부쩍 강화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이 연사흘째 기자단과의 일정 또는 행사에 참석한 일이나 기자단과 송년행사를 연 것 모두 정치 입문 이후 처음이다.
특히 28일 만찬 자리에서는 테이블을 옮겨다니며 대화를 주도했다.
자신이 공동 창업주였던 옛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단 일은 언급하기 조심스러울 법도 했지만 안 의원은 강도높은 풍자로 비판을 가했다.
안 의원은 당명에서 '새정치'가 빠진 게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온라인상의 각종 패러디물을 언급하면서 "지금도 재미있잖나. 더'불어', 또 '터진'"이라며 웃었다.
'떠는 당'이라는 패러디물이 언급되자 또 웃으며 "오히려 '안철수없당'"이라고 말을 보탰다.
안 의원은 '간철수'라는 별명도 "국정원이 제 간이 안 좋다고 공격하려는 의미까지 담아 만들었다는데 머리 잘 썼다"고 여유있게 받아넘겼다. 오히려 과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례를 들어 "가진 게 체력뿐"이라고 셀프 PR의 소재로 삼았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원칙은 여전했지만 경직된 태도는 아니었다.
배석한 문병호 의원이 "변화된 안철수와 함께 한국정치를 바꾸자. 안 의원이 원샷하면 바뀌는 걸로"라고 건배를 제의했지만 안 의원은 술은 마시지 않고 건배만 하며 "(한국정치가) 안 바뀌었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지역구 송년회에도 자주 참가한다고 소개한 안 의원은 술은 마시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민들이 저랑 사진 찍느라 술을 안 준다"고 답했다.
헤어스타일을 어디서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역구에서 어디 한 군데만 가면 아줌마들이 싫어한다. 미용실을 돌아다닌다"고 말했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의 헤어스타일이 화제가 되자 "이발소 머리 같던데, 미용실이었나? 머리가 커서 그런가"라고 웃기도 했다.
이외에도 안 의원은 최근 어느 자리를 가든 일일이 참석자들과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하는 등 부쩍 살가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간담회나 연설은 메시지뿐만 아니라 어조와 목소리 크기까지 강해졌다는 평이다. 안 의원도 정치입문 3주년을 맞아 "이제는 알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했다.
문병호 의원은 "안 의원이 정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높아졌다"며 "뭐든 과락만 안 하면 되는데, 이제 과락은 면한 것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