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치성 (부산진소방서 소방장)
김현정의 뉴스쇼, 이번 주 이 시간은 특집, 2015년 다시 보고 싶은 장면들로 꾸미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또 울컥하게 만들었던 명장면을 다시 떠올려보는 시간인데요. 오늘 만나볼 분은 지난 4월 화재 진압 현장 한 구석에서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린 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는 사진이 공개가 되면서 일명 ‘컵라면 소방관’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소방관이죠. 홍치성 소방장을 만나봅니다. 당시 저희 뉴스쇼와의 인터뷰에 출연해서 정말 많은 분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줬던 분인데요. 여전히 화재 현장에서 컵라면 한 사발 하고 계실까요? 연결해 볼까죠? 홍치성 소방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소방장님, 안녕하세요.
◆ 홍치성> 네. 반갑습니다. 부산진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장 홍치성입니다.
◇ 김현정> 여전히 씩씩하시네요.
◆ 홍치성>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웃음) 요즘도 화재 현장에서 컵라면 드십니까?
◆ 홍치성> 저희들 그날 사건 이후로 큰 대형화재가 없어서요. 그렇게 현장에서 컵라면 먹었던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웃음)
◇ 김현정>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그 사진이 화제가 된 게 지난 4월이었어요. 그때 어떤 현장이었는지 아마 가물가물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 좀 큰 화재였죠?
◆ 홍치성> 그렇습니다. 지난 4월 3일이었습니다. 워낙 큰 화재였기 때문에 저희들이 지원출동을 나가게 되었고요. 저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꽃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또 먼저 투입되었던 직원들이 상당히 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던 상태였고. 큰 불길을 어느 정도 잡았을 때는 거의 날이 밝은 상태였기 때문에 거의 한 7시간, 8시간 정도 화재를 진압했던 그런 대형 화재였습니다.
◇ 김현정> 7시간, 8시간 꼬박 화마와 싸우고 나서, 그야말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허겁지겁 그것도 한쪽 구석에서 뭘 차리지도 않고 그냥 드신 거예요. 그런데 밤새도록 불을 컸으면 어디 나가서 편안하게 설렁탕이라도 한 그릇 드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 홍치성> 화재 현장 특성상, 잠시 나와서 쉬더라도 진압하지 못했던 잔불이 되살아날 수도 있기 때문에요. 저희들이 항상 투입할 수 있는, 다시 투입할 수 있는 그런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불이 잡혔다라고 하더라도 얼마 동안은 그 현장을 못 떠나시는 거예요.
◆ 홍치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려운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임무 마치고 먹는 컵라면 맛은 어떻습니까? (웃음)
◆ 홍치성> (웃음) 저희들이 밤새 작업을 하고 좀 쉬면서 컵라면 먹을 때는... 솔직히 그 맛은, 정말 맛이 좋습니다, 좋고.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면 몸도많이 녹고 추위도 녹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비록 설렁탕 육수는 아니고 라면스프 국물이지만, 그 국물에 몸 녹일 때 그 맛이 꿀맛이에요. (웃음) 제가 오늘 인터뷰 하려고 기사를 찾아보니까 최근까지도 응원 댓글이 많이 달렸더라고요. 국민들한테 응원의 말, 칭찬의 말 많이 들으셨죠?
◆ 홍치성> 저희들한테는 정말 일상적인 생활인데. 어떻게 보면 이슈화가 될 만한 것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저희 소방관들에 대해서 관심과 격려를 너무 많이 보내주셔서... 지금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홍치성> 한 분이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그것을 그 글을 봤을 때 제 마음이 뭉클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시잖아요.
◆ 홍치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빠 사진 보고 아이들, 부인은 뭐라고 하세요?
◆ 홍치성> 애들은 상당히 좀 많이 좋아했었고요. (웃음) 아빠가 인터넷에도 나오고 뉴스에도 나오고, (웃음) 이래서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했었는데 집사람은 (사진 보고) 썩 밝은 표정은 아니었었고요.
◇ 김현정> 아빠들이 일터에서 어떻게 고생하는지 가정에선 잘 모를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 허름한 구석에서 허겁지겁 컵라면 드시는 모습을 부인이 봤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습니까? 이해가 되네요. 그때 많은 분들이 그 사진 속의 방화복. 방화복이라고 하죠? 그 입으신 옷을.
◆ 홍치성> 네, 특수 방화복입니다.
◇ 김현정> 그것이 하도 허름해서, 그 큰 불을 잡으러 들어가시는 분이 저렇게 허름한 걸 입나 해서 마음 아파했어요. 그 방화복은 좀 새 걸로 갈아입으셨습니까?
◆ 홍치성> (웃음) 저희들 화재현장에서 입는 옷인데 직원들에게 보급이 새로 다 되었고요. 또 얼마 전에도 특수방화복이 직원들한테 새로 보급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다행이네요. 홍치성 소방관님, 제가 이번 주 특집 나오는 분들께는 다 새해 소망을 여쭙고 있어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내년 소망?
◆ 홍치성> 항상 그렇습니다. 저희 가족들 그리고 또한 저희 현장에서도 직원 분들 안전사고 없이, 또 무사히 현장 활동 잘 하셨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 김현정> 아이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 홍치성> 공부 좀 잘 하고 말 좀 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몇 학년, 몇 학년이에요?
◆ 홍치성> 지금 초등학교 5학년 하고 2학년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 이름은 뭡니까?
◆ 홍치성> 큰 놈은 석준이고요. 딸은 서인입니다.
◇ 김현정> 아빠 사진 나온 것만 해도 그렇게 좋아했다고 했는데 방송 출연하신 김에 ‘석준아, 서인아’ 하면서 한마디 하시죠.
◆ 홍치성> (웃음) 석준아, 서인아 아빠가 항상 피곤하다는 이유로 너희들하고 같이 많이 놀아주지도 못하고, 항상 좀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아빠 잘 이해해 주고 아빠 잘 때 조용히 해 주고 해서 너무 고맙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 김현정> ‘아빠 잘 때 조용히 해 줘서 고맙다.’ 저는 이 말이 왜 이렇게 울컥하나요. 그래요. (웃음) 소방장님, 내년도에도 원하는 소망들 다 이루시고 자랑스러운 아빠, 훌륭한 소방관으로 우리 곁에 남아주십시오.
◆ 홍치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컵라면 소방관으로 올 한 해 유명했던 분이죠. 부산진소방서 홍치성 소방장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