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가객' 고(故) 김광석의 형 광복 씨는 "시간이 흘러도 동생이 많이 그립겠다"는 말에 가느다란 한숨을 쉬더니 "안 잊힌다"고 말끝을 흐렸다.
내년 1월 6일은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양력으로 20주기다. 동생의 숨결마저 생생하다는 형의 말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배어있었다.
연합뉴스와 전화로 인터뷰한 광복 씨는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이 시간 동안 김광석이 잊히지 않도록 애써 준 팬카페 '둥근소리'를 비롯한 팬들, 그의 음악이 다시 불리도록 함께 노래해 준 동료 가수들에게 고마움이 넘친다고도 했다. 고인과 음악은 앨범, 공연, 뮤지컬, 책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조명됐다.
"팬들과 음악인들이 '김광석 따라 부르기', '다시 부르기' 무대를 만들어주고 뮤지컬 등 여러모로 조명해줘 지금까지 널리 좋아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죠. 다 이분들 덕분이에요."
목에 하모니카를 걸고 통기타를 치며 말하듯 노래하던 김광석. 노래를찾는사람들과 동물원을 거쳐 솔로로 데뷔한 그는 1996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가객', '음유시인'으로 불렸다.
김광석추모사업회는 20주기를 맞아 내년 1월 6일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리는 '김광석 노래 부르기 2016'을 끝으로 대회를 종료하고 재단을 설립해 국내 뮤지션의 활동을 격려하고 음악과 문화 발전에 공헌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광복 씨는 재단 설립 배경에 대해 "광석이를 좋아하는 분들과 더 많이 나누고자 비영리 문화재단을 설립한다"며 "이런 무대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니 같이 나누자는 것"이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재단 설립은 김광석추모사업회 회장이자 김광석이 1천 회 공연을 연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를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 재단에서 앞으로 음악 등 문화 분야에 공헌한 분들을 위한 상을 제정하려 해요. 또 '다시 부르기' 대회 때 보니 음악인들이 그날만큼은 모여 술도 한잔하고 음악 이야기를 나누며 잔치 분위기더군요. 이런 분위기도 살리고 싶어 '어울림마당'을 만드는 계획도 있고요. 유족이 나서는 것보다 김민기 선생이 인품도 훌륭하니 그분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실 겁니다."
그러나 동생의 사망 이후 겪은 음악 저작권을 둘러싼 가족 간의 분쟁은 씁쓸하고 아픈 일들이었다고 한다. 수년의 분쟁 끝에 법원은 2008년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등 4개 음반에 대한 권리와 앞으로 제작될 음반의 권리까지 김광석의 전처가 키우는 딸에게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신 추모 공연 등 비영리 목적의 공연에서는 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음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이 성립됐다.
광복 씨는 "당시 비영리 목적일 경우 음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종 협의됐으니 문화재단은 수익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닌 만큼 이곳에서 더 많은 사람이 음악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25일 오전 10시에는 노원구 상계동 청광사에서 김광석의 가족과 둥근소리 회원들이 음력 기일(11월 15일)마다 지내는 제사가 열린다. 김광석의 제사는 고인이 청소년기를 보낸 종로구 창신동 안양암에서 매년 열렸으나 지난 2009년부터 고인이 생전 친분 있던 스님이 있는 청광사로 옮겨 치러지고 있다.
광복 씨는 "어머니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이 괜찮으셔서 참석하셨는데 지금 많이 위독하시다"며 "둥근소리 회원들이 올해도 함께 한다"고 말했다.
둥근소리 회원들은 김광석 유품전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품전 계획을 들었는데 재단 설립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라며 "결정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김민기 선생이 주축이 된다면 도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