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갑질의 결정판 '몽고식품'…사과 진정성 있나

"그동안 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김 회장이 때리면 맞는 노예고, 노리개였죠."

기자가 만난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의 전 운전기사 K씨는 그렇게 첫 말을 뗐다.

취재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자, 그는 "다시 그때가 생각나 화가 치민다"며 울컥 울컥했다.

그는 어렵게 말을 이어 갔다. "맞고, 욕듣고 하면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다 보니, 지옥 같은 하루가 몇 년 같았죠. 누군가는 또 김 회장 밑에서 일을 해야 할 텐데, 돈 좀 있다고 아랫사람을 이렇게 짐승 취급해야 되겠습니까?"

전 수행비서 J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J씨는 "처음엔 다 끝난 일이고 해서 개인적으로 용서를 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김회장의 이야기를 꺼내게 됐고, 그는 반드시 도덕적으로라도 지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회장이 어릴 때부터 부모를 잘 만나 가업을 이어받아 기업을 경영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다가, 지금도 경영권은 아들에게 넘겨줬지만, 아직도 돈은 많고, 그러다 보니 평생을 안하무인으로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지금까지 성공하다 보니, 아랫사람 대하는 것은 과거 머슴 부리듯 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CBS의 단독보도가 나온 뒤, 각 언론사마다 "나도 김 회장의 피해자"라는 제보들이 잇따르면서 추가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기사의 댓글과 SNS상에서도 과거 몽고식품에서 일하다 김 회장에게 폭행이나 폭언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증언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도 다수의 사람들이 "아랫사람에게 너무 심한 언행을 해서 언젠가 저 분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
김 회장은 남이 보는 앞에서도 아랑곳 없이 아랫사람들을 때리거나 욕을하며 함부로 대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장면을 보고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만큼 김 회장에게 당한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비난 여론이 폭주하고 나서야 결국 몽고식품의 사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기업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자, 무조건 사과나 하고 보자는 식이거나, 당한 사람은 많은데 특정 운전기사에게만 사과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여론은 여전히 따갑기만 하다. 불매운동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몽고식품 직원들에겐 미안하지만 몽고간장 앞으로는 쓰지 않겠습니다. 내 피 같은 돈을 썩어빠진 자본가의 호의호식에 쓰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시쳇말로 금수저 갑질의 결정판을 보는 것 같다. 사과도 했다지만, 이러다 말겠지 하고 또 갑질하겠지…"라며 씁쓸해 했다.

이번 김만식 회장의 갑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 회장 본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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