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탐사보도팀이 기획한 2부작 다큐멘터리 <훈장>.
<훈장> 2013년 6월 탐사보도팀 아이디어 발제로 시작된 훈장은 광복 70주년이던 2015년 KBS <시사기획 창>을 통해 방송될 기획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제작진은 수년간에 걸쳐 정보공개청구와 행정소송, 대법원 판결 등을 거치며 1948년부터 대한민국에서 수여된 서훈의 명단을 모두 확보했고 추가로 약 7만건의 자료를 추가해조사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6월에 방영 예정이던 다큐멘터리는 연말이 됐지만 방송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훈장> 다큐멘터리 제작진인 KBS 이병도 기자는 지난 20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방송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검열에 가까운 데스킹이 이뤄지는 등 전체적인 과정 자체가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훈장> 방송에 대한 KBS 간부들의 부담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는데요.
이 기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되도록 언급되지 않고 피해가면서 정치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하면서 공영방송의 책임성을 강조했습니다.
제작진에 따르면 <훈장>은 각각 '간첩과 훈장', '친일과 훈장'으로 방송될 예정이었는데요. 유독 이승만·박정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KBS. 역사적인 다큐를 방송하지 못하는 시청자.
그래서 노컷뉴스 SNS팀이 대한민국 서훈과 관련된 자료를 정리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상훈>이라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KBS의 정보공개청구로 역대 서훈 수여자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도별로 정리된 데이터는 총 약 69만 건.
이중 역대 대통령들이 수여한 서훈은 총 32건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배우자 포함) 모두 무궁화대훈장을 받는데요. 무궁화대훈장을 포함해서 가장 많은 서훈을 수여 받은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무려 14건의 서훈을 받았는데요. 그중 절반 이상이 무공훈장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군 소속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광복과 6.25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육군으로 변신하는데요. 친일파로 분류되는 박정희 대통령의 행적과 무공훈장이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승만, 최규하 대통령과 함께 다른 대통령들이 받지 못한 건국훈장대한민국장도 받았는데요.
김구 선생, 안중근 장군, 윤봉길 의사 등 항일투쟁에 앞장서고 대한민국 국가 수립에 뚜렷한 공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만큼 3명의 대통령에게만 수여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다음으로 서훈을 많이 받은 인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궁화훈장을 포함, 체육훈장, 국민훈장, 산업훈장 등 총 5건의 훈장을 받았습니다.
현대건설에 재직 중일 때는 2년 연속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로 훈장이 많은 대통령은 총 3건을 받은 최규하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최규하 대통령은 12.12쿠데타가 성공한 직후인 1980년 건국훈장대한민국장을 받았는데요. 대한민국 건국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뒤로 이승만·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각각 2건을 수여 받았습니다. 이승만 대통령 건국훈장대한민국장을, 노무현 대통령은 해양수산부장관 퇴직 때 청조근정훈장을 받았습니다.
윤보선,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무궁화대훈장 1건만 수여 받았다.
아직 임기가 남은 박근혜 대통령 역시 무궁화대훈장 1건만 수여 받은 상태입니다.
약 69만 건에 달하는 훈장을 모두 분석하기에는 시간과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2000년도 이전 서훈 내역에서 소속, 사유, 수여기관 등 누락된 기록 많아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노컷뉴스는 대한민국 서훈에 받은 자료를 정리한 엑셀 파일을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궁금한 사람은 누구나 파일을 보고 상훈 수여자를 검색할 수 있는데요. 로그인 없이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역대 정권별로, 누가, 언제, 어떤, 사유로 훈장을 받았는지 살펴보시죠.
*데이터 클리닝에 다소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원본 데이터가 있는 대한민국 상훈 페이지로 링크를 수정하였습니다.
SNS시대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 훈장수여에 문제는 없었는지 남은 퍼즐을 맞춰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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