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외부감사대상 2만 7900여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만성적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의 비중이 10.6%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가운데 1곳은 영업을 해서 이자도 낼 수 없을 정도로 경영상태가 좋진 않은 것이다.
또 기업의 위험부채가 전체 기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21.2%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4.3%포인트나 높았다. 조선·운수·건설·철강 업종에서 위험부채가 특히 많다.
부실기업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구조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채권은행들은 그동안 500억원 이상 부채가 있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수시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해 왔다.
은행들이 평가를 진행하면서 구조조정 심사대에 오른 기업수가 늘었다. 수시 신용위험 평가를 받는 대기업은 지난달 초 300개 기업으로 파악됐다.
이달 초 평가대상 기업수는 330개 안팎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 최종 집계 결과 신용위험 평가를 받은 대기업은 모두 368곳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앞서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200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 B등급은 향후 유동성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말한다.
그외 해운·건설 등 취약업종 및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 등이 평가 대상에 대거 선정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시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하면서 부실 위험이 있는 기업들을 추가로 평가대상에 올려 숫자가 계속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20%이상 감소하거나, 이자 연체, 세금 체납 등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관리하던 기업 중에서 상당수가 추가로 평가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발표될 구조조정대상 기업은 지난 7월에 발표된 35곳 보다는 규모가 적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572개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을 평가해 C등급(워크아웃 대상) 16곳, D등급(법정관리 대상) 19곳을 선정했었다.
다음 주 평가결과가 나오면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등 해당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기홍 기업금융팀장은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줄여가는 올해의 관행을 내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대출을 더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신흥국 경제불안, 내수침체 등 새해에도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에 대기업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도 올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