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김성완> 요즘 정치권을 보면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죠.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신당 등등 각 정치 세력이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신 춘추전국 시대 맞은 호남, 정치권의 호남 민심잡기 총력전, 이 뉴스의 행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각 정당, 정치세력이 호남에서 마치 헤게모니 전쟁을 벌이는 것 같아요?
◆ 김성완> 정확합니다. 제가 보기엔, 최소한 7개 정치세력이 치열한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여기서 7개 정치세력이란, ▶야권의 맹주를 자처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그 당을 탈당해 새로운 정당 건설을 꿈꾸는 안철수 신당, ▶이미 탈당해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천정배 국민회의, ▶박주선 신당파, ▶박준영 전 지사파, ▶정의당 같은 진보세력, ▶그 틈새에서 영토 확장을 꿈꾸는 새누리당까지, 이 7개 정치세력이 호남을 두고 치열한 세력 다툼 벌이고 있습니다.
전 이 모습을 보면서, 제·연·진·초·한·위·조나라가 다투던 춘추전국시대나 조조 유비 손권이 다투던 삼국시대가 연상됩니다. 무기만 손에 들지 않았을 뿐이지, 온갖 지략 동원해 조금이라도 정치영토를 더 넓히려고 치열한 싸움 벌이는 모습이니까요.
◇ 김현정> 마치 춘추전국시대와 삼국시대처럼 헤게모니 전쟁이 벌어진 호남, 이 뉴스에는 어떤 행간이 있을까요?
◆ 김성완> 첫 번째 행간은, "깜빡 한 눈 팔면 속국이 된다"입니다. 춘추전국시대나 삼국시대를 보십시오. 한순간의 방심이 굴욕적인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7개 정치세력이 땅을 뺏고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됐었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죠. 더 큰 적을 무너뜨리기 위해 약한 세력끼리 합종연횡을 했구요. 서로 힘을 합치기 위해 오월동주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 보시죠. 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박주선-박준영 세 정치인이 터를 잡고 세력을 넓히려고 시도 중이구요. 새정치연합에서 의원들이 탈당해서 자신들에게 합류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 갑자기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상황이 반전됐고, 컨벤션 효과든 새로운 정치 세력에 대한 기대든, 어떻든 안철수 신당에게 온통 관심 쏠리고 있습니다. 벌써 4명의 국회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죠. 오늘자 중앙일보를 보면 조만간 김한길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합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한눈 팔다가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돼 버리게 되는 형세입니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부지하기는커녕, 지도상에서 사라질 처지가 되는 거죠.
◇ 김현정> 헤게모니 전쟁이 벌어진 호남, 행간이 더 있다면요?
◆ 김성완> 두 번째 행간은, "독을 먹으면 죽는다"입니다. 아무리 배가 고프다고 음식에 독이 들었는지 확인도 안 하고 먹었다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7세 세력 모두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인데요. 누구라도 자기 세력에 합류해주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발로 전선을 넘어와 항복했다고해서 아무런 검증없이 받아들였다간 명분도 잃고 세력 전체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새정치연합 20% 컷오프에 걸려서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이나 부정부패 혐의자를 받아들였다? 정당 자체가 망할 수도 있는 거죠.
안철수 의원이 밝혔던 인재영입 3원칙이 있죠. 부패하거나 막말하는 사람, 국민에 상처를 주거나 남을 배척하는 사람, 기득권이나 힘 있는 사람 편에 서 있는 사람은 배제한다. 신당 창당 기자회견에서는. 부패에 단호하고, 이분법적 사고에 빠져있지 않고, 수구적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모든 분들과 함께 한다고 했는데, 이런 원칙을 밝히는 이유도, 독을 먹으면 죽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행간이 더 있나요?
◆ 김성완> 세 번째 행간은 "역사는 유비를 기억했다"입니다. 삼국지 등장 인물 중에 누가 가장 기억나시나요? 제갈공명. 조조, 관우, 장비 등등 나오지만 그래도 유비입니다. 유비는 왕의 핏줄이긴 하지만 출생 배경 나빴죠. 짚신을 짜는 일을 했고 성정도 유약했습니다. 게다가 고집은 또 세서, 도무지 리더십이 좋다고 보기 힘든 배경이었는데, 이런 걸 극복하고 리더십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부하들에게 직접 따뜻한 밥을 해주고,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는 덕장의 모습을 보여줬죠. 칼을 써서 목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몸과 손을 써서 해결하는 새로운 능력 발휘했던 겁니다. 이게 바로 유비의 리더십인데요. 호남 민심 잡기 총력에 나선 정치지도자들도, 싸우는 능력이 아니라, 국민 마음 사로잡는 덕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 김현정>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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