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cm에 16kg, 겨울에 반바지 차림
-부모들 체포되면서도 '강아지 잘 있나'
-친부에 돌아가는 일 없을 것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아동학대의 80%는 부모에 의한 학대
-경제난에 분노조절 안되는 경우 많아
-전입신고 누락도 추적 어려웠던 요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상식 (인천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3년여간 집에 감금된 채 학대 당해온 12살 여자아이 사건. 어제 세상에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아이 어찌나 학대를 당했던지 12살인데 체중이 16kg, 키는 120cm에 불과했고요. 갈비뼈는 부러져 있었고 몸 곳곳에 멍자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학대를 한 사람이 친아버지였다는 사실이죠. 게임에 빠진 친아버지가 아이를 학교도 보내지 않고 밥도 주지 않고 감금을 하고 폭행을 일삼았던 건데요. 도무지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번 사건, 오늘 들여다보죠. 먼저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과의 김상식 과장부터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과장님, 나와계십니까?
◇ 김현정> 고생이 많으십니다. 경찰로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12일이네요.
◆ 김상식> 12월 12일 11시 4분경입니다.
◇ 김현정> 동네 슈퍼마켓 주인이 신고를 했어요.
◆ 김상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된 건가요?
◆ 김상식> 애가 살던 집에서 창문을 통해서 탈출한 다음에 배가 너무 고파서 먹을 것을 찾기 위해서 인근에 있는 슈퍼로 들어간 거거든요.
◇ 김현정> 집에서 탈출을 하는데 현관문이 아니라 창문을 열고 탈출을 했어요.
◆ 김상식> 애가 당시에 세탁실에 감금이 돼 있었고 밖으로는 못 나오니까 조그만 쪽창문. 조그만한 쪽창문을 통해서 애가 탈출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가스 배관 타고 내려와서.
◆ 김상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슈퍼로 갔답니까?
◆ 김상식> 네.
◇ 김현정> 그런데 슈퍼주인이 그걸 보니까 심상치가 않았던 건가요?
◆ 김상식> 애가 키가 약 120cm에다가 몸무게가 16kg밖에 안 되거든요.
◇ 김현정> 세상에 만 11살이면 한국 나이로 12살이잖아요.
◆ 김상식> 초등학교 5학년 나이죠.
◇ 김현정> 그런데 몸무게 16kg에 120cm 키?
◆ 김상식> 네.
◇ 김현정> 옷을 입은 행색 같은 건 어떤 모습이던가요?
◆ 김상식> 상의는 긴 티, 하의는 반바지. 그다음에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고요.
◇ 김현정> 출동을 해보니까 상황이 참 상상이 잘 안 되고 깜짝 놀라셨겠어요.
◆ 김상식> 출동한 직원들 이야기를 빌리면 너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조금 상태는 많이 안 좋았거든요. 처음에 이제 아기한테 물어보니까 보호시설에서 나왔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어떻게 된 거니라고 당연히 물어보셨겠죠, 처음에.
◆ 김상식> 그러니까 보호시설에서 도망 나왔다.
◇ 김현정> 말하자면 고아원에서 나왔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까?
◆ 김상식> 네.
◇ 김현정> 왜 그랬을까요?
◆ 김상식> 집에서 나왔다고 하면 일단 경찰관들이 집을 찾아서 부모를 확인하게 되면 결국 애가 또 부모와 맞닥뜨려야 되는 그런 상황이 생기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집으로 보내질까 봐 겁이 나서 거짓말을...
◆ 김상식>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세상에.
◆ 김상식> 저희 직원들이 네가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부모한테 인계 안 하고 아동보호기관에 넘겨주겠다 그러니까 그때서야 사실은 엄마, 아빠한테 이렇게 당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한 거거든요.
◇ 김현정> 어떻게 진술을 하던가요. 어떻게 당했다고, 아이가.
◆ 김상식> 세탁실 또는 욕실에 감금당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때리고. 병원에 입원할 당시에 멍자국이 있었고 그 다음에 늑골, 갈비뼈를 말하거든요.
◇ 김현정> 갈비뼈가 골절이 돼 있었고.
◆ 김상식> 골절이 돼 있었고. 또 밥을 안 주고 심지어는 일주일 넘게 밥을 안 줘서 애가 너무 배가 고파서 수돗물로 연명을 했다.
◇ 김현정> 수돗물로 연명을 했다.
◆ 김상식> 또 음식을 먹으면 아무거나 먹는다고 때렸다.
◇ 김현정> 아이가 막 찾아서 배고파서 먹으면 너 왜 아무 거나 먹냐고, 아니 자기가 차려주지도 않으면서 찾아 먹는 것까지 뭐라고 했다는 말입니까?
◆ 김상식> (웃음) 그래서 제가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참 기가 막혀서 헛웃음이..
◆ 김상식> 네. 어이가 없어서요.
◇ 김현정> 수돗물을 먹이면서 그때 이 아버지는 뭐한 겁니까, 그러면?
◆ 김상식> 아기 말로는 아빠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 이외에는 다 인터넷 게임을 하고 있다고.
◇ 김현정> 그 얘기는 일상적인 생활이라는 거는 뭐예요? 아빠한테 필요한 어떤 그런 일 외에는.
◆ 김상식> 밥 먹는 거, 자는 거 이런 거 있잖아요, 예를 들면. 그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도대체 지금 친부모는 친부모죠?
◆ 김상식> 친부에 계모입니다. 동거녀가 같이 동거한 것은 6년 정도. 현재는 계모죠, 동거녀.
◇ 김현정> 그 동거녀는 아이를 전혀 돌보지 않았습니까?
◆ 김상식> 그렇다고 봐야죠. 아빠랑 똑같은 폭행, 감금. 이런 거 다 똑같은 혐의니까.
◇ 김현정> 폭행, 감금. 아버지는 뭐라고 그래요? 도대체 왜 그랬냐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 김상식> 핑계를 뭐라고 대냐면 음식을 아무 거나 먹어서 그랬다, 훈육 차원에서.
◇ 김현정>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 그러면 굶긴 건 왜 굶겼다고 합니까?
◆ 김상식> 그것도 아무거나 음식을 먹는 것을 훈육 차원에서 못하게 하려고 했다..
◇ 김현정> 그러면서 본인은 다 음식 챙겨 먹었습니까?
◆ 김상식> 네.
◇ 김현정>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아이에게 지금 미안한 생각은 하고 있습니까, 그 아버지?
◆ 김상식> 글쎄요. 저희가 3명을 검거해서 3명을 구속시켰잖아요, 그렇죠?
◇ 김현정> 아버지, 동거녀, 동거녀의 친구.
◆ 김상식> 예. 그런데 그 3명 중에 1명을 체포할 당시에 뭐라고 이야기를 했냐하면 집에 강아지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 집에 강아지요.
◆ 김상식> 집에 강아지는 잘 있느냐 어디 있느냐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아기가 지금 어떠냐, 지금 괜찮으냐 이런 게 아니고 집에 강아지가 잘 있느냐.
◇ 김현정> 지금 체포해서 끌려가면서 우리 강아지는 잘 있느냐.
◆ 김상식> 네.
◇ 김현정>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네요, 지금.
◆ 김상식> 그렇죠.
◇ 김현정> 이 아이, 지금은 보호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는 건가요?
◆ 김상식> 지금 현재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고.. 3.8kg, 한 4kg 정도 쪘더라고요.
◇ 김현정> 열흘 동안 4kg나 쪘어요?
◆ 김상식> 네. 지금은 약 20kg 정도 되는 몸무게고. 그리고 아이가 굉장히 밝아졌고. 아이들하고도, 주위 사람들하고도 말도 잘 하고.
◇ 김현정> 아이들하고 장난도 치고 놀고.
◇ 김현정> ‘고맙습니다.’ 인사도 하고.
◆ 김상식> 아기가 굉장히 똑똑합니다. 자기 의사표현도 또렷하고. 굉장히 똑똑한 편이거든요.
◇ 김현정> 3년이나 학교를 안 보냈다는데 아이가 똑똑하다니 참 기특하고 다행이고 그러네요. 그나저나 이 아이 어떻게 되는 거죠?
◆ 김상식> 완치가 되면 다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인계를 시켜야 됩니다.
◇ 김현정> 친아버지한테 혹시라도 다시 보내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네요. 왜냐하면 친권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 김상식> 친아버지한테 간다는 것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은 게, 일단은 지금 아빠가 구속이 됐고. 그 다음에 저희들이 접근금지, 아빠가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까지 다 집행을 했기 때문에 다시 아빠한테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끝까지 수사 철저하게 해 주시고요. 아이 좀 잘 지켜주세요, 과장님.
◆ 김상식> 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김상식> 네.
◇ 김현정> 친아버지가 아이를 굶기고 감금한 이 사건, 도대체 이해가 안 되시죠. 그런데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생각보다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전문가 연결해 보죠.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화정 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관장님, 나와계세요?
◆ 장화정> 안녕하십니까? 장화정입니다.
◇ 김현정> 정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마는 이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생각보다 많이 벌어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 장화정> 아이가 가장 안전하고 보호받아야 되는 가정 안에서 학대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까 이렇게 부모에 의한 학대가 항상 80%가 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전체 아동학대의 80%가 부모에 의한 학대, 친부모에 의한.
◆ 장화정> 네. 거기 안에는 계부모, 양부모가 들어 있기는 하지만 계부모, 양부모의 퍼센트는 상당히 낮아서 5 내지 10%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80% 안에 5에서 10%는 양부모. 아니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이렇게 많은 이유가 뭘까요?
◆ 장화정> 글쎄 많은 원인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양육에 대한 정확한 방법이나 가치관을 형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양육하시는 부모들이 상당히 많고요.
◇ 김현정> 부모될 준비가 안 된 사람들.
◆ 장화정> 그렇죠. 거기에 이제 분노조절을 참 하기 어려우신가 보더라고요. 그래서 흔히 이야기하는 욱 하는 성질, 그런 성질을 표현하시는 부모님들. 그리고 또 이제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우셔서 그 경제적인 어려움을 아이에게 투사하는. 이 모든 조건들을 갖추게 되면 이렇게 큰 사건으로 저희들이 접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부모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예를 들어서 아이가 학교를 다닌다든지 또 이웃과 어울려서 살다보면 주변에서 감시할 수 있는 체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이번 같은 경우도 이 아이가 2년간 학교를 다니지 않았어요. 그러면 학교에서 바로 발견을 하고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어떻게 보세요?
◆ 장화정> 그렇죠. 이번에 사태를 저도 좀 면밀히 살펴봤더니 아이가 이사 간 이후에 전입신고가 누락이 돼 버렸어요.
◇ 김현정> 이사 갔다는 신고가.
◆ 장화정> 네. 그래서 추적이 어려웠던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만약 추적을 해서 선생님이 아이를 찾았다 치죠. 혹은 경찰이 아이를 찾았다 치죠. 이 경우에도 애로점은 있다고요?
◆ 장화정> 그것은 정말 아이를 자신 소유물로 생각을 하고 계셔서 때려서라도 가르치시겠다, 이거 훈육이다. 그렇게 되면 개입이 상당 부분 어려워지죠. 남의 가정사에 왜 너네가 끼어들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 이런 식이 되는 거죠. 사실 이건 체벌이고요. 이 체벌은 점점 강도가 강해지고 빈도도 점점 잦아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더 고립이 되고 학대를 받게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참 철저한 대응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고요. 이렇게 감금된 채 사회와 고립된 채 학대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지 않은가 싶네요. 관장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화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하정 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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