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이 멀게는 대통령 선거부터 가깝게는 내년 20대 총선까지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안철수 신당이 중도·보수의 지지층을 뺏아 갈 수 있다는 '위협론'과 야권분열의 촉매제 역할을 해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필승론'으로 나뉜다.
◇ 수도권에서 큰 위협…"수도권 '유명신인' 출마 돕겠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신당이 내년 20대 총선에서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30~40대 중도·보수층을 흡수해 수도권에서 선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대체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까닭에 지지층의 이탈은 곧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신당은 (새누리당의) 중도 지지층을 빼앗아 갈 가능성이 있어 대선과 총선에서 우리당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연대한다면 수도권의 경우 상당히 어려운 결과에 봉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안철수 신당이 혁신을 보여준다면, 그동안 정치를 불신했던 30~40대 중도·보수층의 지지가 우리당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새누리당의 지지층이 빠져나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계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수도권 지역에 경쟁력 있는 인물을 출마시켜 내년 총선의 필승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도권 접전지에 훌륭한 경험과 경륜, 높은 인지도를 갖춘 인물들이 승리를 위해 앞장서 줘야 한다"며 "안대희 전 대법관 같은 분들이 새누리당의 총선승리,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한 지역에 몰리는 것은 교통정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당 전체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고 국민적 지지가 높은 사회적 명망가를 영입하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안철수 신당으로 야권의 분열이 가속화 돼 내년 총선에서 만큼은 승리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안 의원을 비롯한 현역의원들의 탈당과 신당 창당이 이어진 만큼, 서로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깊은 야권이 총선을 앞두고 연대를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 월간지 '새누리비전' 창간 9주년 행사에서 "현재 야권은 분열하고 있다"면서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새정치연합의 분열은 공천권 갈등 때문으로, 그 분열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여권이 분열하지 않고 단결된 상태로 가면 선거는 무조건 이긴다"며 "이번 총선에서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180석 이상을 얻어야 하고,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박계 중진의원도 "새정치연합이 내홍을 겪으며 탄생한 안철수 신당이 총선을 앞두고 야권과 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른바 '철수정치'로 불리는 안철수 의원의 리더십과 초선이라는 한계 때문에 안철수 신당에 대한 정치권의 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당은 우리당 나름의 전략을 짜는 동시에 긴장의 끈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박계 한 초선 의원도 "안철수 신당 창당은 우리당으로선 정말 고마운 일"이라며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야권의 분열이 총선까지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 지지층이 나뉜 야권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