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개각 범위가 내년 총선에 나갈 최경환 경제 부총리 등 5개 부처 장관에서 더 확대되지는 않았다.
내정된 장관들도 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강은희 여가부 장관 내정자 등 새누리당 의원 출신 2명, 홍윤식 행자부 장관 내정자와 주형환 산업부장관 내정자 등 관료 출신 2명, 이준식 사회부총리 내정자 등 교수 출신 1명으로, 그동안 모두 언론의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이었다.
박 대통령이 4대 개혁 등 핵심 국정과제를 연속성 있게 이끌고 갈 수 있도록 여당 내 경제전문가와 여성 전문가, 관료, 교수 출신 등 전문가 집단을 주로 발탁한 셈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개각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노동관계 4법과 경제활성화 2법 등 관심 법안의 국회통과에 몰두하면서 개각을 미뤄왔지만, 이번 주 초반을 넘길 경우 장관 공석 등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해 이날 전격적으로 개각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 발표를 통해 공직사회의 동요를 차단하고 앞으로 핵심 법안 처리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정책과 실물경제에 대한 식견 등 경제적 전문성과 정무적 소통 역량을 동시에 갖춘 만큼 4대 개혁 추진과 경제 활성화 과제의 적임자라는 것이 발탁 배경이다.
유 내정자는 8개월간의 국토부 장관 생활을 마치고 지난 11월 국회로 복귀했었다가 이번에 다시 입각하게 됐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 부산 출신으로 약 20년간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 연구처장과 연구부총장을 역임했고, 특히 서울대 법인화 등 대학의 각종 개혁과제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내정자는 앞으로 4대 개혁 가운데 하나인 교육개혁의 체감성과를 구체화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마무리짓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내정자(강릉 출신)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서울 출신)는 각각 국무총리실과 기재부 출신의 정통 관료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 행자부와 산업부 등 각종 국정 과제 추진의 적임자라는 것이 청와대의 평가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개각을 분위기 쇄신용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부처의 현실적 필요와 정책 과제 추진을 위해 인사를 하는 특성을 보여왔다”며 “이번 개각도 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무엇보다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부처 장관들이 전문성이 부족한 '땜질 개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경우 총선 출마를 위해 국토부장관에서 물러난 지 한달만에 경제부총리에 기용한 것은 현 정부의 인재풀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땜질식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것 외에는 별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인사"라고 혹평했다.
그는 "유일호 의원은 조세·재정전문가로 위기에 부닥친 우리 경제 전반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평했고, 사회부총리에 내정된 이준식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도 "기계공학을 전공한 학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사회적으로 갈등이 첨예한 교육 현안을 풀어갈 안목과 식견을 과연 갖추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