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넥센 모두 유망주 키우기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삼성은 한 때 '돈'의 상징이었다. 과감한 투자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10년 장원삼 이후 눈에 띄는 외부 영입은 없었다. 내부 FA에게는 큰 돈을 썼지만, 이 역시 철저히 성적 위주였다. 배영수, 권혁(이상 한화) 등을 떠나보낸 이유다.
무엇보다 삼성은 2군 시스템을 가장 잘 갖춘 팀이다. 경산 볼파크에 이어 지난해 6월 공식 개장한 BB 아크를 통해 유망주들을 주전으로 길러냈다. 박해민과 올해 신인왕 구자욱 등이 BB 아크에서 나온 작품이다. 맨투맨 지도를 통해 선수를 키운다. 올해부터는 3군도 BB 아크 소속 선수들과 함께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통합 4연패의 힘이었다.
외국인 선수 역시 돈과 명성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 앨런 웹스터와 총액 85만 달러, 콜린 벨레스터와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둘 모두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에 웹스터는 25세에 불과하다. 100만 달러 외국인 선수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예상 외의 행보다.
이는 제일기획으로 팀 운영이 이관되면서 달라진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넥센의 주축 선수들은 모두 떠났다. 유한준, 박병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중심 타자들이 모두 이적했고, 에이스 밴 헤켄, 마무리 손승락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넥센은 지갑을 여는 대신 유망주 육성을 선택했다. 넥센은 이미 서건창, 한현희, 조상우를 키워냈고, 올해는 김하성이라는 유망주를 골든글러브급 유격수로 성장시켰다. 성장한 만큼 연봉 대박도 선물했다. 다른 유망주들에게는 자극제다.
또 쉐인 스펜서에게 기존 2군 감독 역할을 맡겼고, 브랜든 나이트, 데럴 마데이, 아담 도나치 등 외국인 코치들을 2군에 배치했다. '유망주 길러내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복안이다. 넥센의 팀 컬러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삼성과 넥센은 제2의 구자욱, 제2의 김하성을 배출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