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3차 민중총궐기의 수도권 대회를 '소요문화제'로 열었다.
소요(騷擾)란 '여럿이 떠들썩하게 들고일어난다'는 뜻이다. 주최 측이 이 단어를 내걸은 이유는 경찰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소요죄' 혐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한 지난달 14일에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주도자 27명에 대해서도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의 '소요죄' 적용을 또 다른 의미의 '소요'로 조롱하고 풍자하겠다는 의미다.
집회 참가자들은 탬버린과 북, 부부젤라 등 소리가 크게 나는 악기를 들고나와 '소'란스럽고 '요'란한 문화제를 준비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손바닥 모양의 장난감 '손 짝짝이'나 호루라기, 금속 주전자와 냄비뚜껑을 준비해 온 집회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또,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메시지와 확성기를 등에 매달고 자신의 의사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정부 정책과 대통령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청년 예술가 곽혜은(28·여), 홍승희(25·여), 어효은(25·여), 박수영(24·여)씨는 무속인 복장을 하고 '노오력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 '가만히 있어라 혼이 나간다' 등의 피켓을 든 채 살풀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홍승희 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혼이 나간다는 둥 무당이 하는 것 같은 말을 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들의 한풀이를 위해 직접 무당으로 빙의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복면 쓴 집회 참가자를 처벌하는 '복면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여당에 이같은 재기발랄한 방식으로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