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세 번째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대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이날 주최 측 추산 8천 명(경찰 추산 2500명)의 시민이 모여 '소란스럽고 요란한 소요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정부는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을 골자로 하는 노동개악을 날치기 강행하려 한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돌려줄 것은 더 강력한 투쟁과 더 많은 결집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동개악이 강행된다면, 전면적인 대중 투쟁과 4차 민중총궐기를 통해 날치기 무효화와 정권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최 측은 경찰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소요죄 혐의를 적용하고, 1차 민중총궐기 주도자 27명에 대해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는 데 대한 풍자로서 '소요문화제'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부부젤라, 호루라기 등 소리가 크게 나는 물건을 들고나와 '소'란스럽고 '요'란한 문화제를 준비했다.
지난 5일 2차 민중총궐기에서 '복면금지법'에 반발해 등장했던 가면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계광장, 종각역, 종로5가역을 거쳐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했다. 서울대병원에는 지난달 14일 1차 집회에서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9) 씨가 입원 중이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 등 73개 부대, 6천여 명을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행사가 '순수한 문화제'가 아니라 사실상 '미신고 불법 집회'가 됐다고 판단하고, 주최 측 관계자를 사법조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무대에 오른 발언자 대부분은 정치적 발언을 했고, 참가자들은 정치적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며 "행사장 주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유인물을 배포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을 포함해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대전 으능정이 거리 등 전국 13여 곳에서는 2만여 명이 총궐기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