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17.64포인트 하락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하루 내내 보합장세를 보이며 등락을 거듭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418억원 어치를 내다 팔며 13거래일째 ‘셀코리아’를 이어갔고, 개인도 1천6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만이 1천75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쳤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34포인트(1.42%) 오른 667.45로 장을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660선을 회복했다. 이날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지 이틀이 지났지만 세계 증시는 대체로 큰 변동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시장이 오랜 시간 주시해왔던 금리 인상보다 이제는 ‘유가 급락’이라는 변수가 오히려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0.57달러(1.6%) 하락한 34.9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이렇게 급락한 것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된데다 공급과잉 우려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유가하락 행진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4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여기에 미국이 40년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고 이란이 내달부터 다시 원유 수출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 과잉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됐다.
반면 중국의 수출경기 악화 등으로 원유의 절대수요는 감소하고 있어 유가가 20달러 선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하락 현상은 원유만이 아닌 다른 원자재 가격에서도 보이고 있다.
국제 금값은 2% 넘게 급락, 2009년10월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고, 천연가스 가격은 MMBtu(100만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당 3.5센트(2%) 하락한 1.755달러를 기록, 1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폭락은 중동 등 자원부국들의 자본을 위축시켜 한국 등 신흥국에서 급격한 자본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 위기를 간신히 넘긴 세계 증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253.25포인트(1.43%) 하락한 17,495.84에 거래를 마치는 등 미국의 주요 지수가 큰 폭으로 내렸다.
일본 니케이 지수도 1.90% 큰 폭으로 하락했고 중국 상해 종합지수도 0.03% 하락하는 등 세계 증시가 유가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잘 마무리됐지만 국제유가 하락이 글로벌 전반에 디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있어서 시장이 반등다운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