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CBS는 농공단지 출범 30년을 맞아 국내 농공단지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농공단지가 농어촌의 소득원으로 다시 활력을 찾는 방안은 없는지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특히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 해외의 모범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농공단지를 효자단지로 만들 수 있을지 그 해법을 10회에 걸쳐 찾아본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서자 취급받는 농공단지, 특성화를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 편이다.[편집자 주]
임 회장은 "자식새끼만 만들어놨지 관리도 안해주니 이놈이 학교는 재대로 다니는지 챙겨줘야 할 것 아닌가? 국가산업단지는 지원이 몇 조다. 애를 생산했으면 관리를 해서 키워야 할 것 아닌가? 먹을 것도 주고 옷도 입히고 학교도 보내고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 걸 안한다. 그러면 그게 서자지 무엇인가? 하다 못해 홈페이지라도 하나씩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농공단지에서 이런 성토가 이어지는 것은 농공단지의 관리 주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 관리하던 농공단지는 이후 지자체로 지정권한이 이전됐다.
그러다보니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 여건상 농공단지 지원은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농공단지에 대한 지원을 총괄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 밀려 역시 농공단지는 말그대로 서자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강원발전연구원 지경배 일자리 사회적 경제센터장은 "농공단지 정책의 주무부처가 없기 때문에 각각의 부처들의 하위 기관들의 지원사업들이 통합되는 개념으로 지원되고 있다. 부처별로도 각각 개별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공단지 지원하나만 봐도 산발적으로 되고 있다. 뭔가 좀 지원은 많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뭔가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중간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세계최대 식품농업단지인 네덜란드 푸드밸리는 10여년 전 만들어진 푸드밸리재단과 푸드밸리지구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이 네트워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인 에밀리아로마냐는 에밀리아로마냐 주정부와 지역 기업, 은행, 상공회의소 등이 함께 '에르벳'이라는 지역개발기구를 만들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을 자문하고 중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푸드밸리지구나 에르벳이나 모두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기관이라는 점이다.
이는 농공단지에 대한 지정 관리권이 지자체로 이관된 우리의 현실에 비춰볼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자체와 농공단지협의회, 대학 등이 이같은 공동기관을 구성해 농공단지의 활성화에 나선다면 현재 침체된 농공단지를 경쟁력있는 산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연구위원은 "농공단지 자체적인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자체나 중앙정부가 종자돈를 줘야 한다. 혁신 활동할 수 있는 시드머니다.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면 되는데 그런 것 자체가 소홀하다.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공무원이 다 하기는 어려우니까 행정적인 절차에 대해 간소화하는 쪽으로 가고, 관리 등은 외부 전문기관의 힘을 빌려야 할 것이다.
농공단지가 기업들이 들어와서 정착하고 난 이후에 이 단지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단지에 대한 경영 위탁 관리를 외부 전문기관인 테크노파크 같은 기존 기관을 활용할 수도 있고 농공단지 사람들이 생각이 깨어 있다면 그 사람들의 협의체에 위임해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식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자체적으로 혁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학습하면서 변화해야겠다는 의식이 일어나고, 정보도 많이 수집하고 서로 소통하다 보면 혁신이 이뤄진다. 이런 것을 장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농공단지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핵심주체가 필요하다. 핵심주체는 지자체가 될 수도 있고, 푸드벨리 와헤닝언 대학처럼 지역 대학이 될 수도 있으며, 농공단지 자체 협의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연구위원은 "지역에 작지만 R&D 주체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한두해 연례 이벤트에 머물고 만다. 잘되는 곳은 누군가가 키가 쥐고 있다. 핵심주체다. 지자체는 이 핵심주체를 어떻게 육성할 것이냐하는 것만 잘하면 농공단지에 대해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마무리
국내외 선진 농공단지의 성공은 결국 단지 스스로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특성화하는 데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농공단지를 두고 있는 지역사회와 지방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발전방안을 찾을 때 비로소 농공단지는 빛나는 효자단지가 될 수 있다.
농공단지 정책 시행 30년을 맞아 특성화된 농공단지만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