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난 16일 예고된 거시경제금융회의 개회 시간은 17일 오전 8시였다.
17일 거시경제금융회의는 FOMC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경제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 금리 인상 관련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 직후 열리는 것이라 국민 관심이 집중됐다.
기획재정부 주형환 제1차관 등 회의 참석자들이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이렇게 많은 기자가 온 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오전 8시가 되도록 회의를 주재하는 주형환 차관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각 부처 실무자 몇몇만 입장해 자리에 앉지도 않고 주 차관 등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주형환 차관과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은 8시 9분쯤에야 회의장에 들어왔다.
이들은 웃음을 띤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한 뒤 자리에 앉았다.
이날 발표된 FOMC 회의 결과는 주 차관이 모두발언에서 얘기한 대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앞서 정부도, 금융 전문가 대부분도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그럼에도 FOMC 발표 직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기로 하고, 그 시간을 언론에 알린 것은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는 정부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하기 위함이다.
그런 회의에 지각한 것은 결국 언론만 기다리게 한 것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기다리게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각 개회를 하면서 주형환 차관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말은 천연덕스러운 "시작해도 될까요?"가 아니라 "늦어서 죄송합니다"였어야 마땅했다.
미국 금리 인상 대책에 앞서 '회의 시간 준수'라는 기본 중의 기본부터 다시 다지는 게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를 얻는 방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