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는 내년이면 노래인생 55주년을 맞는다. 6세 때부터 가수 활동을 시작, 반 세기 동안 쉼 없이 달렸다. 그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19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일찍부터 시작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대단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가수협회장 김흥국, 방송인 송해, 이상벽, 후배가수 박상철이 그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했다. 김흥국은 "한 평생 노래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며 "주옥같은 목소리로 대중에게 사랑받은 하춘화 선배님의 데뷔 55주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한 송해는 "하춘화의 데뷔 55주년은 가요계, 대중문화예술계에서 꼭 아셔야 할 업적"이라며 "그 자체로 산증인이자 가요계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하춘화를 추켜세웠다.
이어 오랜시간 하춘화 공연의 사회를 맡아온 이상벽은 "하춘화는 기네스북에 올랐을 만큼, 공연활동을 많이 한 가수다. 그 공연이 대부분 자선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박상철은 "기라성 같은 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하춘화는 노래인생 55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 15~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하춘화 노래 55 나눔·사랑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서울특별시와 SBS가 후원하며, 수익금은 노래를 통해 사회 봉사 활동을 계속해온 하춘화의 뜻에 따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될 예정이다.
하춘화는 "70년대 초반부터 자선 공연을 했다. 어렸을 땐 부모님이 시켜서 했는데 나이가 든 지금은 개인적 사명감이자, 책임감으로 느껴져서 (자선 공연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기부 액수는 놀라운 수준이다. 하춘화는 "과거 집 한 채 값이 3~400만 원일 때 수 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으니, 지금까지 대충 200억 원 정도 기부를 한 셈"이라며 "'원조 기부천사'라는 말도 듣는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한편 하춘화는 이날 오랜 시간 가수 활동을 이어온 비결도 밝혔다. 그는 "목관리를 잘하면 8~90세까지 노래할 수 있다고 한다. 겨울엔 가습기를 항상 옆에두고, 스카프로 목을 감싸고 잠을 자는 등 꾸준히 관리를 한다. 또 성악과 교수님에게 무리 없이 발성하는 법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소망은 대중문화예술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대중음악을 천시하고 하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마음이 참 아팠다"며 "앞으로 우리 후배들은 어디에서나 대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하춘화는 "대중예술전문학교를 꼭 설립하고 싶다. 데뷔 때부터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계획"이라며 "그 꿈을 이루는 것이 내 마지막 소망이자 꿈이다. 꼭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