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최고위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악은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테어도어 루즈벨트 미국 26대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야당은 악용의 소지가 있다느니, 악법이니 이렇게 말하면서 처리를 미루고 있는데 결정해야 될 시기는 올해 말이 끝”이라며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린다”고 우려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소수파 야당이 거부하면 입법이 안되며 어느 상임위에서 야당의원 한 사람이 몽니를 부리면 야당 지도부가 설득할 지도력이 없어 입법이 안된다”며 “이런 국회가 세상에 어디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겨냥해 “국회의장은 법만 이야기하는데 법 위에 있는 헌법은 왜 바라보지 않느냐”며 “의회주의를 질식시키는 국회선진화법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직권상정을 거듭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이것(직권상정)을 못하면 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밖에 없다”면서 “며칠 남지 않은 연내 임시국회에서 비상한 마음으로 이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국가긴급권은 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상태에 내릴 수 있는 ‘긴급명령’과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내리는 ‘긴급재정경제명령‧처분, 그리고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가능한 ’계엄선포‘가 있다.
정갑윤 국회부의장도 “지금이 국가비상사태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이 정상적이지 않은 비상 상황임은 분명하며 국회는 사실상 입법 마비상태”라면서 “더이상 좌고우면해서는 안된다”고 정 의장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