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14일 "쑹 부장이 이들의 숙소인 호텔을 방문했고, 왕자루이(王家瑞) 전 중련부장도 이 호텔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왕 전 부장은 지난 12일 오후 모란봉악단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으로 떠날 즈음 북한인사들이 투숙했던 호텔에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와 함께 목격됐다.
이는 중국 측이 모란봉악단이 귀국하기 전 사태를 수습하려 시도했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소식통은 "쑹 부장이나 왕 전 부장이 직접 북한 대표단을 찾아가 만류했음에도 떠났다는 것은 북중 관계가 이전하고 달라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분명히 어떤 요구를 했을 테고 이전의 중국 같았다면 다 들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란봉악단 사태는 정상국가 관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이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관계전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중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서는 국가관계를 초월한 특수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은 아직도 이전 관계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련부는 모란봉악단을 인솔했던 최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의 접견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련부는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쑹 부장이 최 부부장과 만났다고 공개하며 두 사람이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중련부는 사진과 함께 4∼5문장으로 구성된 중조관계 발전에 대한 접견내용도 함께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오후 1시까지도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두 사람의 악수 장면과 접견 내용은 지금은 사라졌다.
대신 쑹 부장이 공훈국가합창단과 모란봉악단을 이끌고 온 최 부부장을 베이징에서 만났다는 한줄 짜리 접견 내용만 게재돼 있다.
중국공산당이 쑹 부장과 최 부부장과의 접견 사진을 삭제한 것은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번 사태와 관련, 북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