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을 압박하고 조계사와 물밑 접촉을 통해 엄정한 법집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철준 수사부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특히 경찰 내에서는 치안정감과 치안감 등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김 부장의 사표 제출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김철준 부장은 사표 제출 전 며칠간 휴가를 다녀왔다.
경남 김해고를 졸업하고 경찰대(3기)에 입학해 경찰의 길을 걸어온 김 부장은 지난 2010년 부산경찰청 정보과장(총경) 재직시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부산경찰청 차장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경기경찰청 1, 3부장 등을 거쳐 올해 초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임명됐고 올해 말 치안감 승진 유력 후보군이었다.
올해 초 리퍼트 주한 미대사 피습사건 수사를 전담했으며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 폭력 시위 수사본부장을 맡는 등 엄정한 법집행에 제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치밀한 수사능력과 조직 내 덕장으로 부하 직원들의 신뢰를 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서울청장 재직 시절 부산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경찰관 승진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조 전 청장과 친분이 있던 김 부장이 부담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김철준 수사부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오늘자로 30년 경찰생활을 마치고 가정에 돌아가게 됐다"며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항상 고민해 왔는데 급격히 몸이 악화돼 곁에서 모시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김 부장은 또 "승진을 앞두고 있어 사실 결심을 미루고 있었는데 승진도 차일피일 미뤄졌고 어머니 건강도 극히 안좋아 지셔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이 깊었다"고 고심을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