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차관은 이날 오후 8시30분 회담장소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회담의제 조율 실패로 인해 최종적으로 회담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8시를 전후해 회담장을 이탈했다. 남측 대표단도 곧 개성공단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황 차관은 “남북은 전날부터 이틀간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정부는 8·25합의를 이행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입장에서, 원칙을 견지하면서 진지하게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황 차관에 따르면 남측은 전면적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환경·민생·문화 3대 통로 개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개성공단 3통 문제 등을 중점 제기했다.
반면 북측은 금강산관광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동시추진, 동시이행을 주장하는 등 금강산관광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 문제를 연계하는데 반대했다.
황 차관은 “우리 측은 인도적 문제인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는 성격이 다른 사안으로, 이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아울러 북측의 관광객 신변안전과 재발방지·재산권회복 등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먼저 실무회담으로 이 문제들을 협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이산가족 등 다른 사안을 논의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일체 협의에 호응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측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 수석대표 접촉을 요구한 뒤 “남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의지가 없는 것같다. 더 이상 회담을 할 필요가 없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황 차관은 전했다. 마지막 수석대표 접촉인 이 접촉은 5분 동안 진행됐다.
이 직전 남측은 “월요일날 다시 협의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했다가 이같은 통보를 받았다고 황 차관은 밝혔다. 황 차관은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북측의 동시추진 원칙으로 이틀간 협상에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입장을 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전체회의 때는 북핵 문제를 놓고도 남북간 실랑이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황 차관에 따르면 “핵문제가 남북관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해결돼야 한다”는 남측 지적에 북측은 “핵문제 언급, 인권문제 언급은 대화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신중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황 차관은 “현재로서는 다음 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고, 판문점을 통해 연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