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는 서울 SK와의 홈경기를 앞둔 12일 오전 운동을 마치고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여동생과 남동생이 차 사고를 당해 여동생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남동생은 중태에 빠져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로드는 오열했다. 눈물을 참지 못했다. 처음에는 당장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가고 싶어했다. 로드의 누나가 만류했다. KGC인삼공사 구단 관계자는 "로드의 누나가 로드에게 지금 시즌이 진행되고 있고 현지에 있는 가족들이 잘 대처할테니 굳이 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로드는 처음에 여동생과 남동생이 모두 사망한 줄 알았다. 그래서 충격이 더 컸다. 힘겹게 마음을 달랜 로드는 김승기 감독대행과의 면담 끝에 일단 경기에는 뛰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로드는 이날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전에 출전했다. 그러나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구단 관계자는 "로드가 많이 힘들어했다. 경기 도중 감정이 복받쳐 올랐는지 잠깐 라커룸에 갔다 오기도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KGC인삼공사는 로드가 원할 경우 당장이라도 미국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KGC인삼공사는 치열한 상위권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일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가족이다.
KGC인삼공사는 로드가 당장 다음 날이라도 미국에 갈 수 있도록 비행기편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구단 관계자는 "로드가 언제 미국에 다녀올지 곧 결정할 것이다. 바로 갈 수도 있고 장례식 날짜가 나오면 거기에 맞춰 다녀올 수도 있다. 로드의 누나는 일단 가족들이 모여 수습하고 있으니 가족들이 다 모이는 연말이나 일정의 여유가 있는 올스타 휴식기 때 오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로드에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로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는 로드의 결정을 따르고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연장전 접전 끝에 SK에 93-96으로 패해 올 시즌 첫 홈경기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홈 연승행진도 15경기에서 마무리됐다. 로드는 14점 18리바운드를 올리며 분전했다.
로드의 동료들은 유니폼 왼쪽 가슴에,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양복 왼쪽 가슴에 근조리본을 달고 고인을 추모했다.